文캠프 ‘선대위원장단 총사퇴’카드 만지작

뜻밖의 단일화 협상 잠정중단 사태를 맞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은 15일 오전 내내 수습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민주당은 아침 일찍부터 선대위원장단 등 주요 인사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열고,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도 인정할 수 있는 고강도 수습책으로 선대위원장단 총사퇴 카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는 부산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쪽 사람들이 저쪽에 부담을 주거나 자극한 일들이 있었다면 대신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는 꼬인 상황이 계속될 경우 문 후보가 직접 안 후보를 만나 사태를 푸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안 후보 양보론’에 대해서는 “문 후보의 입장도 아니고 안 후보 쪽에서 오해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부겸·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과 단일화 협상단인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과 윤호중 전략기획실장 및 김기식 의원, 노영민 후보 비서실장, 우원식 총무본부장, 홍영표 종합상황실장 등은 이날 오전 7시를 조금 넘은 시간부터 당사 2층 후보실에 모여 단일화 협상중단 대책을 숙의했다. 이로 인해 통상 오전 8시부터 열리는 상황점검회의가 1시간 가까이 지연됐고, 일부만 옆방 지도부 회의실에서 열린 상황점검회의에 들어갔다 나오는 식으로 대책회의를 이어갔다. 이목희 기획본부장도 상황점검회의가 끝난 뒤 대책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 후보 측은 특히 협상중단 사태가 캠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언론보도에서 촉발됐음을 감안한 듯, 잠시 회의장을 나왔다 들어갈 때도 대부분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김부겸 위원장은 대책회의 중간에 나와 누군가와 긴급히 전화통화를 하며 “고강도 대책을 해야 한다. 선대위원장단 차원의 조치를 할 테니 후보께서도…”라고 말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누구는 무슨 잘못을 했으니 빼고, 누구는 또 무슨 잘못을 했으니 퇴진시키고 이런 식으로 책임지는 것으로는 저쪽의 마음을 풀어줄 수 없다”며 “사안별로 대응할 일은 아니고 고강도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이어 대책회의를 확대해 선대위원장 회의를 긴급 소집했으며, 9시30분쯤 이인영 선대위원장과 김영경 선대위원장 등도 회의장으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이낙연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원장 급에서 입장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는 부산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 쪽 캠프 사람들이 저쪽에 부담을 주거나 자극하거나 불편하게 한 일들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해 사과드리고 싶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테니. 다시 단일화 협의를 해 나가자는 말씀을 안 후보 쪽에 드리고 싶다”고 일단 언론을 통해 사과 입장을 전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