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펀드’는 유사수신행위?…검찰에 고발

오는 ‘12·19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선거자금 모금을 위한 펀드(fund)를 설립하고 있는 가운데 한 펀드투자상담사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문 후보뿐만 아니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역시 펀드를 운영하거나 출시키로 한 만큼 검찰의 판단이 주목된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모(52) 씨는 지난 13일 “소위 정치인펀드가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는 확신 때문에 문 후보의 ‘문재인 담쟁이펀드’를 검찰에 고발한다”며 부산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씨는 고발장에서 “문재인 펀드가 어떤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등록·신고를 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문재인펀드 스스로 ‘이름이 펀드일 뿐 단순한 개인 간의 금전 차용 계약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유사수신규제법에서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모금하는 행위를 유사수신행위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씨는 “문 후보와 안 후보 중 한 사람으로 단일화가 되면 선거비용보전을 전제로 펀드를 모집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만큼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하려는 입법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행 유사수신행위규제법은 관련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등록·신고 없이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장래에 출자금 또는 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 또는 예금·적금·부금·예탁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를 유사수신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펀드와 관련해 대선 후보를 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제2조에는 유사수신행위 자체를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전문 신일수 변호사는 “문 후보가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업으로 삼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법리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인 펀드의 경우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의 통상적인 이자율보다 현저하게 낮거나 높을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문 후보의 경우 금리가 정기예금 수준인 3.09%인 만큼 정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도 어렵다는 관측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문 후보가 단일화에서 패배면 민주당 재산으로 돌려줄 수 있지만 안 후보의 경우 단일후보가 안 될 시 사재를 털어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미·현일훈 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