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23일 단독TV토론… 단일화 토론회 ‘맞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오는 23일 단독으로 토론회를 연다.

21일 열리는 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토론회에 대한 맞불 토론회로, 국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박 후보 측은 후보단일화 토론회와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토론회를 열어 국민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려 했으나, 여건이 되지 않아 단독 토론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의 단일화 토론에 맞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영선-박원순 후보 간의 단일화 토론에 맞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각각 이 같은 단독 토론회를 연 전례가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제8조에 공정보도 의무를 규정하고 있어 문·안 후보의 단일화 토론회가 한 차례 열리니 박 후보에게도 한 차례의 토론회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생방송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만 정해 둔 상태다. 패널들이 나와서 질문을 하고 박 후보가 답을 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패널들을 일반 국민들 중에서 뽑아 ‘국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아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는 “문·안 후보의 단일화 토론에 맞서 하는 토론회인 만큼 박 후보도 형식을 갖춘 정식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캠프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토론회에 나오는 패널들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다. ‘짜고 치는 고스톱’ 형식의 뻔한 토론회가 되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이회창 후보의 단독 토론회는 이 후보가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등 이 후보의 일방적인 모습만 보여 줬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이번 토론회에 나온 패널들이 후보를 치켜세우고 말도 안 되는 질문만 해 시간을 보낸다면 이를 보는 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할 것 같으냐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정말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패널들을 정하든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사회의 진정한 서민들을 불러 토론회다운 토론회를 해야만 국민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