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소득분배 지수 盧정부때보다 개선

이명박 정부 5년 간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통념과 달리 소득분배 지표상으로는 전임 노무현 정부와 비교해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통계지표와 체감 간 괴리는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고소득층의 역(逆)자산효과, 질 낮은 고용 증가 등이 부른 일종의 착시효과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26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08∼2011년 사이에 지니계수·소득 5분위 배율·상대적 빈곤율 등 3대 양극화 지수가 노무현 정부 때와 비교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불평등 심화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노 정부 5년간 0.013 올라간 반면, 지난 4년 동안은 0.003 내려간 것으로 집계됐다. 또 도시가구를 소득별로 20%씩 5개로 나눠 가장 높은 5분위 소득을 가장 낮은 1분위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 면에서도 노 정부 때 4.34배에서 4.84배로 악화된데 비해, 최근은 4.84배에서 4.82배로 조금 낮아졌다는 것. 소득수준 중간값의 50% 미만 인구 비율을 말하는 상대적 빈곤율 역시 과거 2.6%포인트 상승한 것과 달리,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를 두고 정부 관계자는 “월평균 40만 명 이상 고용회복세가 지속되고, 복지지출 확대에 따른 저소득층의 공적 이전소득 증가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MB 정부 들어 지니계수 등 대부분의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됐으나 국민들은 악화됐다고 생각한다”며 통계불신을 탓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용증대가 주로 50대 이상 자영업자나 시간제 근로자 위주로 이뤄져 질이 낮은데다, 상위 20% 고소득자의 수입감소에 따른 격차해소 착시도 있는 만큼 차기 정부는 국민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양극화 치유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비교적 선방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노동시장 공급면에서 정규직과 쓸 만한 일자리 등 정상적 노동의 질을 회복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