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발끝은 ‘마음에 드는 남자’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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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읽혔다 / 앨런 피즈·바바라 피즈 지음, 황혜숙 옮김 / 흐름출판

“여자가 건너편에 있는 남자의 관심을 끌고 싶다면 그와 2∼3초간 눈빛을 교환하다가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된다. 이 정도의 응시만으로도 남자에게 관심과 복종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이 책은 소위 ‘보디 랭귀지(Body Language)’에 대해 상세하게 풀고 있다. 즉, ‘몸짓’으로 나타낼 수 있는, 또는 몸짓에서 간파할 수 있는 생각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신의 속마음을 표정이나 몸짓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손으로 입을 가리는 것은 뇌가 무의식적으로 입에서 나오는 거짓말을 막으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다. 경우에 따라 입 주변에 손가락 몇 개 혹은 주먹을 올리는 동작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대화 도중 상대방이 이런 몸짓을 취한다면 거짓말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부부인 저자들의 저서는 이미 국내에도 몇 권 번역, 소개돼 있다. 대표적인 저서 ‘보디 랭귀지’를 비롯,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난 타잔 넌 제인’, ‘한 번에 한 가지밖에 못하는 남자, 잔소리를 멈추지 않는 여자’ 등이다.

이 책은 인간 몸짓에 대한 저자들의 30년 연구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생물학·뇌과학·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실험을 바탕으로 ‘몸짓 언어’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전달한다.

저자들이 지적하는 대표적인 몸짓 언어 한 가지. 사람은 상대를 속이기 위해 표정을 꾸미고 손짓을 통제할 수 있지만 다리의 움직임은 신경쓰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다리의 자세나 방향이 속마음을 가장 솔직히 드러내는 단서가 된다.

예컨대 다리를 꼬는 것은 폐쇄적이거나 불확실한 태도를 뜻한다. 상대 남자에게 관심 없는 여자는 다리를 꼬고 앉아 ‘접근 금지’를 표시한다. 반대로 상대에게 호감이 있다면 팔짱이나 꼰 다리를 풀게 된다.

또 모임에서 관심 있는 이성이 있다면 발끝을 살펴보라고 저자들은 권한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끝은 자신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향하기 쉽다는 것. 그 자리를 떠나고 싶을 때는 당연히 가까운 출구 쪽으로 향하게 된다. 겉으로는 침착하고 차분해 보여도 발을 구르거나 다리를 떨고 있다면 ‘얼른 빠져나가고 싶다’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매력적인 보디 랭귀지의 6가지 비밀’. ▲활기찬 얼굴로 자주 미소를 지어라. 웃을 때는 이가 보일 정도로 활짝 웃어라 ▲과장된 몸짓은 피하라.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지 않도록 주의하라 ▲말을 할 때는 몸을 똑바로 세우고, 말을 들을 때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라 ▲시선을 피하는 사람보다 시선을 주고받는 사람이 더 큰 신뢰를 얻는다 ▲서로가 편안한 거리만큼만 상대에게 다가가라 ▲자연스럽게 상대의 몸짓을 흉내내는 것은 친근감과 신뢰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몸짓만으로 사람의 속셈을 모두 간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는 고사성어도 있지 않은가. ‘교묘한 말과 알랑거리는 얼굴’로 상대방의 눈을 속이려는 사람들도 세상에는 차고 넘친다.

결국 상대방의 진면목을 알기 위해선 평소 그 사람의 됨됨이와 행동거지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그 같은 교언영색에 속지 않는 팁을 제시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