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용납못해” 中전문가 “北, 도둑질하듯 발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에 일본 정부가 엄중 항의하고 긴급 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 회의를 준비하는 등 국제사회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12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매우 유감스럽고, 용납할 수 없다”며 “엄중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후지무라 장관은 북한이 이날 오전 9시 49분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 측이 추정한 시간(오전 9시 51분)보다 2분가량 빠르다. 후지무라 장관은 또 북한 미사일이 오전 10시 1분 오키나와(沖繩) 상공을 통과했지만 일본 영해에 떨어진 낙하물이 없는 만큼 자위대의 파괴 조치는 시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국민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을 지시한 뒤, 이날 오전 10시 50분부터 긴급 안전보장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유엔도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이르면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9시쯤(한국시간 오후 11시) 긴급회의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1718·1874호)를 위반했으며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한 중대 사안이기 때문이다. 안보리는 북한이 2006년과 2009년 1~2차 핵실험에 앞서 장거리 미사일을 쐈을 때와 지난 4월 ‘광명성 3호’를 발사했을 때에도 당일 소집됐다.

중국 정부와 중국 내 전문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전문가들은 12일 오전 북한이 도둑질하듯 미사일을 발사한 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중국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는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데 불만을 감추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향후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제재에 중국 정부가 적극 나설지에 대해서는 중국 전문가들은 일단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천펑쥔(陳峰君·국제관계학)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이날 “도둑질하듯 발사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으려 최대한 노력해 온 중국 정부에 큰 실망을 주는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향후 정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 정부가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라며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는 한반도 안정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중국 정부가 적극 나설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불만스럽지만 감정보다는 이성적 판단을 할 것이라는 게 천 교수의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소식통 역시 “향후 진전을 봐야 하지만 중국 정부가 유엔의 대북 제재에 적극 나설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 베이징=박선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