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성폭행범 수법으로 여성 주소 알아내다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朴 vs 文 박근혜(왼쪽)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당사에서 야당의 흑색선전을 비판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하루 전인 13일 광주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광주 =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4일 직접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흑색선전이 대선의 최대 충돌영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박 후보는 특히 민주통합당이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댓글의혹을 제기하면서 숙소 밖 출입을 못하게 한 사실을 언급, “이러고도 사람이 먼저라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면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정세균 상임고문이 나서 곧바로 반박회견을 하는 등 관련 공방이 하루 종일 계속됐다. 여야는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과 각종 흑색선전이 이번 대선전의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총력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가 이날 지방유세를 떠나기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연 것은 ‘김대업 사건’의 트라우마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김대업 사건은 지난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당시 후보의 아들 병역 비리의혹이 전면적으로 제기되면서 이 후보가 낙선했던 사건이다. 검찰수사결과 이 사건은 김대업 씨의 조작으로 밝혀졌다.

박 후보는 김대업 사건처럼 대선 직전 확인되지 않는 흑색선전을 그대로 방치했다간 대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단단히 화가 난 듯 시종일관 비장한 표정과 단호한 어조로 평소보다 2배 이상 높은 톤으로 문 후보를 비판했다.

박 후보는 국정원 여직원 댓글의혹이 왜 진실이 아닌지 조목조목 밝혔다. 박 후보에 따르면 민주당은 여직원의 오피스텔 호수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주차된 차를 들이받고 경비실에서 주소를 알아냈다. 박 후보는 “성폭행범들이나 사용할 수법을 동원해 여직원의 집을 알아내고 이것을 SNS를 통해 사방에 뿌리기까지 했다”면서 “문 후보가 보호하려는 인권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만의 인권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날 민주당으로부터 제기된 ‘아이패드 커닝’ 논란과 온라인에서 떠도는 ‘굿판’ ‘여론조사 5억 원 지급설’ ‘신천지 관련설’ 등을 모두 직접 거론했다.

문 후보 측은 선거대책본부를 총괄하는 정세균 상임고문을 긴급히 내세워 박 후보 회견에 맞불 작전을 폈다. 정 고문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고발당한 새누리당의 불법 선거운동부터 대국민 사과를 하라”며 “불리한 판세를 만회하려고 야당을 음해하는 것이 박 후보가 말하는 새 정치냐”고 정면 반박했다. 문 후보 측은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추가적 폭로가 있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고문은 “박 후보의 기자회견은 선관위에 의해 적발된 새누리당 오피스텔 불법 댓글부대 사건을 덮으려는 물타기용 회견”이라며 “선관위가 박 후보의 유사 선거사무실을 적발, 검찰에 고발키로 했는데 이보다 더한 불법 선거운동 증거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2011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당시 펜션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했던 유전자를 버리지 못하고, 불법 댓글부대를 설치해 여론조작을 자행했다”며 “박 후보가 어제 있었던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 고문은 “박 후보는 불리한 판세를 만회해보려고 문 후보와 야당을 음해하고 모욕을 주는 기자회견을 했다”며 “이것이 박 후보가 말하는 새 정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사건도 문제의 여직원이 문을 걸어 잠그고 증거인멸을 위해 시간을 끌며 수사를 거부해온 것”이라며 “이것이 어떻게 감금이냐. 수사결과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지, 판세가 불리하다고 야당을 음해하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문 후보 측은 특히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추가로 확보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윤호중 전략기획실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찰이나 선관위의 조사가 지지부진할 경우 충분히 추가 폭로가 있을 수 있다”며 “내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승배·박정경·이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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