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核사용 징후땐 우리가 ‘선제타격’

정부는 북한의 핵 사용 위협 징후가 뚜렷할 경우 유엔 헌장 51조에 규정된 ‘자위권(self-defence)’ 개념을 한미상호방위조약 또는 한미국방협력지침 등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이는 한국을 겨냥하는 북한 내 위협시설을 사전에 제거하는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북한이 핵 보유 및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북정책의 근본적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맥락에서 군사 대비태세의 경우 기존의 소극적 방호 개념에서 탈피, 적극적·공세적 대응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고 판단하고 다양한 단기·중장기 대북 억제전략을 가다듬는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공격이 임박하고, 위협이 압도적이며, 외교적 해결에 의한 대응수단이 없을 경우 자위권에 의한 선제타격을 행사할 수 있다”며 “이는 유엔 헌장에서 회원국의 고유한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1953년 발효된 현재 한미상호방위조약 2조에는 ‘상호원조에 의해 (적국의) 무력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지속하며 강화시킨다’고 명시해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는 군사 대비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자위권 행사’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미국과 협의를 거쳐 상호방위조약이나 국방협력지침 등을 수정·보완하는 형식으로 자위권 개념을 반영해 근거규정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와 함께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실존하고 비대칭 군사위협을 해소하는 방안이 급하다는 전제 아래 새롭게 대응 패러다임을 구상할 현실적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다양한 방안이 추가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