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기 쉬운 대리운전 번호사기 16억 챙겨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되는 대리운전 전화번호 운영권을 넘겨주겠다고 거짓말을 해 16억 원 가까운 돈을 받아 챙겼던 유명 대리운전연결업자가 구속됐다.

8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홍모(40) 씨는 지난 2010년 1월 22일 대리운전연결업자인 지모 씨를 만나 “외우기 쉬운 대리운전번호를 하나 갖고 있는데 1억6000만 원을 주면 이 번호 운영권을 넘겨주고 명의이전을 시켜주겠다”며 1억1110만 원을 받은 뒤 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홍 씨는 이외에도 지난 2011년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대리운전연결업체에 투자를 하라며 3명으로부터 7억3000만 원을 받는 등 총 8명으로부터 15억7210만 원을 받아 챙겼다. 홍 씨는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지난해 6월 돈을 챙겨 태국으로 도피했다 지난 1월 귀국하던 중 공항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홍 씨의 업체가 1000여 명의 대리운전기사가 가입된 큰 규모의 업체인데다 케이블 TV 등을 통한 광고도 수차례 한 바 있어 믿고 돈을 투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홍 씨는 자신을 의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가로챈 금액 중 일부를 돌려주는 등 돌려막기식 운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알려진 것 외에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홍 씨와 공범자들을 대상으로 여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