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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일보
- 입력 2013-02-14 14:11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올림픽 핵심종목에서 레슬링을 퇴출후보로 결정한 데 대해 가장 충격을 받은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레슬링 강국인 데다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 결정으로 가라테의 진입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에 이중의 충격을 받았다.
14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일본레슬링협회의 후쿠다 도미아키(福田富昭·71) 회장은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근대5종, 태권도에 비해 로비 활동이 뒤졌던 것이 ‘패인’”이라면서 “이번 IOC 집행위원 중에는 국제근대5종연맹의 부회장인 후안 사마란치 2세와 세계태권도연맹(WTF)의 윌리 칼슈미트 윤리위원장이 포함됐다”고 언급했다. 레슬링의 퇴출과 태권도의 잔류가 결국 스포츠 외교의 패배임을 자인한 것이다.
이번 IOC 집행위원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그동안 한국 스포츠 외교가 어떻게 태권도를 잔류시킬 수 있었는지, 또 레슬링이 왜 희생양이 됐는지를 알 수 있다. 후쿠다 회장이 언급한 칼슈미트 과테말라 IOC 위원은 WTF의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래저래 태권도에 우호적인 인물이다. IOC의 차기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나왈 엘무타와켈(모로코) IOC 부위원장은 인하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고, 역시 IOC 부위원장인 크레그 리디(영국)는 건국대에서, 르네 파젤(스위스) IOC 위원은 한양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부 지원으로 창립된 국제스포츠협력센터(ISC)는 지난해 세르미앙 응(싱가포르) IOC 수석부위원장, 우칭궈(대만) IOC 집행위원, 엘무타와켈 부위원장을 초빙해 두 차례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한국과 이런 인연을 갖게 된 인사들은 결국 한국 스포츠의 우군이 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과 ‘로드 투 런던 프로그램’ 후원 협약을 맺었다. 개발도상국 올림픽 참가 복싱선수 및 스태프들에게 경비를 지원한 것. 이에 대해 IOC 집행위원인 우칭궈 AIBA 회장은 대한항공에 심심한 감사를 표시했다. 지난해 국기원시범단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남아공 2012 스포츠 대상’ 시상식에서 태권도 공연을 펼쳤다. 남아공의 샘 람사미 IOC 집행위원이 좋은 인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언론은 14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을 만나 올림픽 종목에서 태권도 잔류를 당부했다”는 뉴스를 다시 언급하며 스포츠외교에서 태권도가 살아남은 이유를 찾고 있다.
한편 이번 결정에서 IOC 집행위원 14명(자크 로게는 불참) 중 유럽 국가 소속이 8명이었고 레슬링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 일본의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레슬링이 왜 퇴출될 수밖에 없는지를 알 수 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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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장 “나이 60이면 상도의 있어야”…‘4살 연상’ 이승환 “시장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의 공연장 대관을 ‘안전’을 이유로 취소하자 이 씨가 ‘핑계’라고 반박하고 나섰다.이승환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구미 공연 취소의 이유가 ‘안전’이 아닌 이유"란 글을 올렸다.그는 "우리 경호팀은 구미 지역에서 콘서트 개최 반대 집회를 인지한 지난 20일 이후부터 경북 구미경찰서 범죄예방과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나누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이어 "경호팀은 지난 20일 오후 2시 19분 구미 경찰에게 관객 신변보호 신고를 위해 연락했다. 이후 구미 경찰은 경호팀에게 ‘경비업 담당자가 현장에 출동해 상주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질서유지 내용도 확인해줬다. 이후 경호팀은 12월 23일 오전 10시 16분 반대 집회가 신고된 장소 확인(공연 참석자들에게 해당 장소를 피하시라는 공지를 위해)을 위해 구미 경찰에 연락했고, 이때만 해도 구미 경찰은 확인하는 대로 답변을 주기로 했을 뿐"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이승환은 "그런데 불과 23분 후인 12월 23일 10시 39분, 구미 경찰은 ‘기사에 공연이 취소되었다고 나오니 확인해 달라’고 경호팀에 갑자기 연락을 했다"며 "SNS와 팬카페를 통해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공연 장소인 구미시 문화예술회관에 12월 22일 오후 2시경 ‘평소보다 많은 경호인력을 배치해 회관 내외의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문서로 통지했다. 통지 직후 ‘현재 집회 신고가 되어 있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서 보내주신다면, 관객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소를 피하거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지하겠다’라고도 요청했다. 우리는 이 요청에 대한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이승환은 "정작 ‘안전’에 진심이었던 건 우리"라며 "결국 안전은 핑계고, 핵심은 정치적 오해를 살 발언을 하지 말라는 서약서 날인 거부 때문이라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승환은 "즉,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라는 자유민주주의 가치 훼손, 공무원인 시장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야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한편 이승환 측은 취소된 공연의 스태프와 밴드 피해를 공연기획사 차원에서 보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제 공연을 위해 헌신하는 스태프들과 밴드 멤버들은 공연 취소의 또 다른 피해자들"이라며 "23일 공연기획사 ‘하늘이엔티’는 ‘드림팩토리’(이승환 소속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미약하나마 피해를 보상키로 했다"고 밝혔다.이어 "음향팀, 조명팀, 구조물팀, 헤메팀(헤어메이크업팀), 영상장비팀, 무대 크루, 테크니션, VJ팀에게는 견적의 40%, 밴드 멤버들에게는 세션비의 50%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단 경호팀은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제외됐다. 그는 "그들이 없으면 제 공연도 없다"며 "스태프와 밴드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고 덧붙였다.이번 보상은 전날 음악인 노동조합 뮤지션유니온이 낸 구미 공연 취소 규탄 성명 내용에 따른 것이다. 뮤지션유니온은 성명을 통해 "가수 이승환씨의 콘서트를 ‘보수 단체와의 충돌 우려’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이는 아티스트와 공연 스태프의 생계를 위협하고, 팬과 관객의 공연 향유권까지 침해하는 부당한 조치"라고 지적한 바 있다.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 23일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며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김 시장은 "이승환 씨의 개인적 정치적 성향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며 "(이승환의) 나이가 60세인데 전국 공연이 있으면 정치적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상황과 시민 분열에 대해 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인생을 살 만큼 산 분이고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예견 가능한 일들임에도 이런 것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김 시장은 "지난 20일 이승환 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이승환 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주장했다.또 "제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상도의라는 게 있다"며 "예컨대 친구가 결혼식에 사회를 부탁을 받아서 했을 때 대개 결혼식을 가기 전에는 장례식장이라든지 이런 데를 삼가는 그런 우리나라의 전통과 상도의가 있다"고도 했다.이에 이씨는 SNS를 통해 "여기서 결혼식과 상도의가 왜 나와?"라며 "네 살 아우님…"이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승환은 1965년생으로 1969년생인 김장호 시장보다 4살 많다.구미시청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에는 지난 19일부터 이씨 공연 취소에 항의하는 글과 김 시장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전날부터 26일 오전 9시까지 160개가량의 글이 게재됐다.박준우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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