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휘발유 안팔린다… 5년來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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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을 이어왔던 고급휘발유 소비가 경기 불황과 고유가 영향으로 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급휘발유 소비량은 71만1000배럴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1년의 74만8000배럴과 견주면 4.95% 감소했다.

고급휘발유 소비는 1990년대 후반 수입자동차 판매량이 늘면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소비량이 연간 2∼5배씩 증가해 2003년 10만 배럴을 돌파했고, 1998년 5000배럴이던 소비량은 10년만인 2008년에는 72만 4000배럴로 145배나 늘어났다.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유사들은 각각 ‘프리미엄 휘발유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앞다퉈 홍보 전략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 2011년 처음으로 고급휘발유의 소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2011년 소비 감소율 2.59%의 2배에 가까운 4.59%를 기록하면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경기 불황과 고유가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비싼 고급 휘발유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고급휘발유와 보통휘발유의 가격 차이는 점점 커지는 추세다. 2006년 150원대였던 고급휘발유와 보통휘발유의 가격 차이는 2013년 1월 기준으로 284.33원까지 벌어졌다.

과거에 비해 석유제품의 품질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급휘발유와 보통휘발유는 연소시 이상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내는‘옥탄가’가 각각 94 이상, 91~94로 차이가 있지만 오염물질 배출 정도나 동판부식도, 산화안정도, 산소함유량 등은 같은 기준을 따르고 있다. 옥탄가가 높으면 출력과 연비가 향상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고급휘발유와 보통휘발유 간 차이는 크지 않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