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인사 ‘눈덩이 의혹’>‘의혹폭탄 책임’ 前부하·후배에게…‘金유탄’에 軍 초비상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주변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를 하면서 육군과 국방부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자칫 ‘김병관 유탄(流彈)’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육군은 김 후보자가 2사단 재직시절에 부대경비를 개인통장에 넣어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통장을 참모장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하자 곤혹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국방부 역시 새 정부 국가정보원장설이 나도는 김관진 국방부장관의 이후 행보에 발목을 잡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선 육군은 김 후보자가 밝힌, 당시 돈을 전달받은 참모장이 현재 육군참모총장인 조정환 대장으로 밝혀지자 곤혹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육군은 부대경비를 장병들에게 사용해 조 참모총장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며 원론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육군은 민주통합당이 조 참모총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하면서 육군 수장이 청문회장 증인으로 불려가게 될 상황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문제는 조 참모총장이 청문회장 증인으로 불려가게 될 경우 개인적인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칫 김 후보자의 청문 과정에서 조 참모총장에게 ‘김병관 유탄’이 떨어지고 조 참모총장의 전력에 오점으로 각인될 경우 차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인사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합참의장은 전 군의 지휘권을 갖고 있으며 국방계획을 추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자리로 현재 조 참모총장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육군은 3군 중 가장 많은 병력을 보유 중이며 작전에 있어서도 주도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군 내에서도 ‘육군 합참의장’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합참의장은 주로 육군에서 배출해 왔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책임 떠넘기기로 조 참모총장이 합참의장에 오르지 못할 경우 조 참모총장보다 1년 후배인 권오성(대장·육사 34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의장으로 오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윤희 해군참모총장과 성일환 공군참모총장이 차기 합참의장으로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육군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김병관 유탄’으로 전전긍긍하기는 국방부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정부의 권력기관장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김관진 장관의 차기 국정원장설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김 후보자가 자칫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낙마할 경우 김관진 장관이 차기 장관이 부임할 때까지 일정기간 유임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김병관 유탄’이 김관진 장관으로 튈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방부 관계자들은 언론 보도를 예의주시하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한강우·정철순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