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H노믹스 변화 조짐 >‘산업근대화 전략가’로 경제팀 구성…‘성장엔진’돌리는 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의미 있는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박 당선인이 대선 후보로 뛸 당시 자주 입에 올렸던 ‘경제민주화’라는 용어 대신 최근 ‘경제위기 극복’ ‘선도형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같은 용어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또 최근 내각 및 청와대 인선에서도 과거 고도성장기에 산업 근대화의 밑그림을 그렸던 기획·거시경제통 전략가들을 수장에 앉혔다. 이런 일련의 변화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박 당선인의 경제현실에 대한 인식과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무게중심이 ‘성장’ 쪽으로 점차 옮겨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20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발전의 패러다임이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당선인은 세계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경제만 깊은 저성장의 침체에 빠져 있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창조경제를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로 세운 것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위기 극복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26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앞으로 경제위기의 파고가 닥치는 날도 있겠지만 경제원칙을 잘 지켜 나가면 지금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인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추격형 경제’라는 것은 미국, 일본 모델로 산업화를 하자는 것이고 ‘선도형 경제’는 우리가 강국으로 부상한 정보통신기술(ICT)에서 다른 경제 영역과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자는 것”으로 해석했다. 최 원장은 “결국 경제민주화, 소상공인 중심의 경제정책만으로는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향후 신성장동력 산업을 만들고 키우는 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장’에 무게중심이 둬진다면 환영할 일”이라며 “다만 여전히 극도로 위축되어 있는 기업인들의 경제심리를 어떻게 북돋우는가 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박근혜 정부의 1기 경제팀이 박정희 대통령 시절 산업근대화 경제정책의 큰 그림을 그렸던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으로 꾸려진 것도 성장전략에 방점을 둔 인선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