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한 ‘스칸디 대디’, 커피 들고 유모차 밀더라

북유럽처럼 / 김나율 지음·이임경 사진 / 네시간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트렌드코리아 2013’을 통해 북유럽 디자인 가구와 패션은 물론, 북유럽식 자녀양육법까지 추구하는 ‘스칸디맘’을 향후 수년간 계속될 트렌드로 선정했다. 김 교수의 전망대로 최근 인테리어, 가구, 소품, 퀄트 등 각 분야의 디자인은 ‘북유럽 스타일’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자인과 교육뿐만이 아니다. 여행자들에게도 이제 북유럽은 로망이 되고 있다.

이 책 ‘북유럽처럼’은 북유럽 여행에 대한 솔직 담백한 느낌을 담은 에세이다. 드라마 작가이자 음악가인 김나율이 글을 쓰고 도자 공예가이자 남서울대 강사인 이임경이 카메라를 들었다. 이들은 핀란드 헬싱키, 스웨덴 스톡홀름, 덴마크 코펜하겐 등 세 도시로 북유럽 여행을 떠났다. 책엔 그들이 다닌 여행지에 대해 지나치게 포장하는 일도 없고, ‘죽기 전에 가봐야 할 명소’도 없다. 대부분의 여행서들이 담고 있는 손발 오그라드는 감성도 없다. 그러나 좌충우돌 북유럽을 돌아다니며 적고 찍은 이 책은 북유럽 고유의 간결하고 실용적인 디자인과 문화, 날씨, 물가 등 모든 것을 예술가의 시각으로 솔직 담백하게 다뤘다.

“어차피 모든 여행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아마 우리에게 대단한 여행이란 없지 않을까? 적당하면 좋을 것이다.”

저자들은 북유럽 특유의 여유롭고 품격 있는 라이프스타일과 실용적이고 자연스럽고 명쾌하면서도 따뜻한 북유럽 디자인에 주목한다. 오후 4시가 되면 퇴근해서 이어폰과 선글라스를 끼고 해안선을 따라 조깅하는 사람들, 한 손에는 카페라테를, 다른 손으론 유모차를 미는 육아에 관심이 많은 따뜻한 아빠의 여유를 만난다. 그런가 하면 집은 북유럽의 디자인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거주공간이다. 또한 저자에게 깨달음을 준 대상이기도 하다. 웰빙과 힐링의 시작점은 결국 집인데, 매일같이 머무는 집이라는 공간에 너무 야박하게 군 것은 아닌지 말이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