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性접대 동영상’ CD 7장속 유력자들

경찰이 사회 고위층 인사들에 대해 성접대 등의 로비를 벌이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Y(52) 씨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한 결과 성접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 관계자는 “Y 씨로부터 성관계 장면을 촬영당했다고 주장하는 모 사교육업체 대표 K(여·52) 씨를 포함해 2∼3명의 관계자들을 19일 소환해 일부는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참고인들을 대상으로 Y 씨가 공사수주 과정에서 벌인 불법행위나 성접대 정황 등 내사에 관련해 필요한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성접대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이 필요로 하는 진술이 어느 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Y 씨가 사정기관 고위 관계자 등 사회 유력 인사들을 자신이 소유한 강원 원주시의 한 별장으로 초대해 성접대를 제공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은 수사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Y 씨의 불법행위와 성접대 정황 외에도 Y 씨가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성접대 동영상 자체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따라서 경찰은 지난해 11월 Y 씨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한 K 씨를 불러 성관계 동영상 촬영 경위 등에 대해 재조사하고, 추가적인 동영상 유무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Y 씨가 촬영한 성접대 동영상이 CD 7장 분량으로 나뉘어 존재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 동영상의 행방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당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사정기관 고위 관계자, 의료인, 공기업 관계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경찰은 이들에 대해 직접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Y 씨의 불법 행위 정황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Y 씨에 대한 직접 조사도 진행할 것”이라며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이나 접대를 받은 것으로 거론되는 고위층 인사들도 범죄 사실과 관련돼 있다면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