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유료방송시장서도 ‘슈퍼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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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유료 방송시장에서 독주, 경쟁회사들의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계열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781만 명(OTS(인터넷TV(IPTV)+위성방송) 가입자 172만 명 포함)을 확보,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30.97%를 차지하고 있다. 순수 IPTV 가입자 231만 명,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가입자 378만 명, OTS 가입자 172만 명 등이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헬로비전, 티브로드, C&M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으나 KT계열과의 격차는 현저하다. KT는 유료 방송시장 경쟁자들에 비해 다방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유료 방송시장의 플랫폼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IPTV, 위성방송 등 3가지로 구분된다고 할 때 2개의 플랫폼을 갖고 있는데다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사업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 다양한 형태의 결합상품을 내놓는 데 유리하다. 특히 스카이라이프와 연계해 2009년 하반기부터 추진한 OTS 상품은 사업 구조적으로 굉장히 창의적인 작품이었다. 위성방송의 최대 약점은 양방향 서비스가 쉽지 않다는 점인데 이를 IPTV를 통해 보완한 것이다. OTS에 대한 시장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경쟁사 입장에선 불만이 없을 수 없다.

한 SO 사장은 이와 관련해 “단팥빵이 주력 상품인 동네 빵집 옆에 전국 프랜차이즈점이 들어와 손님에게 단팥빵을 공짜로 나눠주고 있으니 장사가 되겠냐”고 푸념한다. 이런 와중에 KT가 추진한 DCS(KT 국사에서 위성방송 수신 후 유선 네트워크를 통해 가입자에게 유료 방송을 서비스하는 것)는 말 그대로 공포의 대상이 됐다. KT의 전 경쟁사들이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자 구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서비스의 중지를 지시했다. 사실 SO들의 주장도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똑같은 유료 방송시장에서 경쟁하는데 각 플랫폼마다 규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DCS 서비스를 허용하기 전에 SO에 대한 규제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유료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유료 방송과 방송통신 융합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를 줄여야 한다”며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방송통신 융합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해 유료 방송시장 전체에 대한 현 규제 체제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