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北 잇단 ‘합의 위반’에 10조원 날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텅 빈 개성가는 길 북한이 개성공단 잠정중단 조치를 발표한 하루 뒤인 9일 오전 경기 파주시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의 출경 차량 대기소가 텅 비어 있다. 파주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8일 북한이 개성공단 운영의 잠정중단을 발표하면서 ‘경수로사업’과 ‘금강산관광’에 이어 북한과 맺은 모든 남북협약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북한과 뭔가 해보려고만 하면 뒤통수를 맞거나 배신당하는 선례들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순수하게 투자비용으로 쏟아부은 돈만 약 2조5000억 원, 이후 경제적 후과(後果)로 인한 파생 피해규모까지 합치면 10조 원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선 1994년 미국과 북한 간 제네바 합의에 따라 북한 금호지구에 건설키로 한 경수로에만 2006년 말까지 총 15억7500만 달러가 투입됐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참여하긴 했지만, 한국이 11억4600만 달러로 약 72%의 비용을 제공했다.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시 금호지구로부터 완전 철수할 때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부지 내 모든 자산을 정리해 통합 보관 조치했다. 2003년 10월 북한은 금호현장의 모든 장비·물자 및 자료에 대한 반출을 전면 금지했다. 경수로사업은 이후 파생된 경제적 손실까지 포함하면 2조 원 이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금강산관광사업도 2008년 박왕자 씨 피살사건으로 중단될 때까지 순수 투자액만 3593억 원이다. 현대아산은 2002∼2052년까지 50년간 토지를 임차하면서 금강산 호텔 등 숙박시설과 골프장·리조트 등 총 2263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조사에서는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인한 매출 손실까지 감안한 4년간 피해액이 2조 원을 넘어선다는 조사가 나왔다. 개성공단 운영 잠정중단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액은 약 1조 원 안팎이며, 총 투자액 5568억 원도 손실로 남는다. 생산손실까지 합치면 최대 피해 규모는 최대 5조∼6조 원에 달한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