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사원 3000명 투입, 독거노인 보살피는 ‘老-老케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옥에서 열린 제3기 LH실버사원 발대식에 참석한 어르신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남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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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옥.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줄지어 모여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날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실버사원(3000명) 발대식에 참석한 어르신들이다. 이날 발대식에 축사차 참석한 박기풍 국토교통부 차관은 “실버사원 제도는 주거 복지 현장에서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다시 그 어르신들의 손길로 임대주택 거주자의 생활의 질이 높아지는 복지의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맡으신 업무에 자긍심을 가지고 삶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어 주실 것”을 당부했다.

이지송 LH 사장도 “일할 의지와 능력을 갖추신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통해 삶의 활력을 전해 드리고,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에게는 주거서비스를 통해 삶의 질을 높여 새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주거복지 정책에 적극 부응할 것을 약속한다”며 “실버사원 한 분 한 분이 LH를 대표한다는 마음과 나라의 주거복지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사명감으로 경험과 연륜을 발휘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날 행사에는 수도권 지역 임대아파트에서 근무하는 실버사원 500명과 관리소장 등 약 850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대식을 가진 실버사원 3000명은 지난 3월 4일 근무를 시작했다. 이들은 오는 11월 30일까지 9개월간 전국 679개 임대주택단지 53만여 가구에서 독거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정 등 취약세대 돌봄서비스와 단지환경 정비, 시설물 안전점검 업무 등을 수행하게 된다. 실버사원들은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임대주택 단지의 저소득 입주민에 대한 현지에서의 근접지원으로 주거만족도를 향상함과 동시에 어르신 말벗, 안전확인 등의 ‘노-노(老-老)케어’를 실천하고 있다.

LH의 실버사원제도가 해를 거듭할수록 호평을 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올해 실버사원 채용은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세 번째지만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LH의 대표 브랜드 사업이자 우리 사회 일자리 창출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버사원 채용은 영세 입주민에 대한 공공서비스를 높이면서 근로 능력과 사회 경험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이라는 이유로 새로운 인생 설계와 취업에 애로를 겪고 있는 노년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해 삶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자활의지를 크게 북돋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실버사원 제도는 단순히 고용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효과도 입증되고 있다. LH가 지난해 실버사원의 운영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실버사원 업무분석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 실버사원 종합만족도는 76.6점에 달했다. 부문별로 건강 차원 만족도 84.8, 사회적 차원 만족도 77.8, 경제적 차원 만족도 79.0점을 기록했다. 특히 타인 추천 의향도 80.2점으로 나타나 실버사원들이 제도에 대해 매우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버사원 제도에 대한 관리소 및 입주자 만족도도 각각 77.1점, 77.8점으로 2010년 설문조사 대비 각 4.4점, 10.8점 상승하여, 본 제도가 실버사원뿐만이 아니라 입주자에게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H의 실버사원 제도는 외부 기관들이 오히려 높게 평가했다. 자발적인 실버사원 채용과 노인 일자리 창출 사회적 분위기 조성 기여 공로로 2010년도 여성가족부가 지정한 ‘공공기관 유연근무제 시범운영기관’으로 지정됐다. 또 지난해 3월 열린 시니어 일자리 나눔대회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 감사패를 받았다. 앞서 2월에는 실버사원 및 청년인턴 채용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로 고용노동부가 이 사장을 ‘열린고용리더’로 선정, 장관 표창을 주기도 했다.

LH 관계자는 “노령 인력의 재취업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문제”라면서 “실버사원과 같은 고령 인력 채용에 대해 언론과 정부, 사회단체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LH는 정부의 청년층 취업난 해소를 위해 청년인턴사원 500명(일반인턴 400명, 고졸인턴 100명) 채용 절차도 진행 중이다. 이는 정부지침(244명)의 2배 이상 규모로 청년구직자들에게 경력개발 및 취업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한 것이다. LH는 청년인턴 채용에서 사회적 취약계층 우선채용을 위해 채용목표제를 실시, 채용인원의 50% 이상을 지역인재로, 5% 이상을 장애인으로, 6% 이상을 국가유공자로 채용할 계획이다.

성남 =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