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고관절 질환, 허리와 통증부위 비슷해 치료시기 놓치면 ‘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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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은 골반과 넙다리뼈가 만나는 부위의 관절을 말한다. 흔히 엉덩이 관절로도 불린다. 고관절은 걷거나 움직일 때 체중을 지탱하고 하중을 분산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견고하고 안정적이다. 격한 운동을 할 때는 체중의 10배가 되는 하중까지 견뎌낸다고 한다.

여느 관절부위와 마찬가지로 고관절에도 손상과 퇴화 등에 의해 여러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공 모양으로 생긴 넙다리뼈의 머리부위 즉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무혈성) 뼈 조직이 죽는(괴사) 병이다.

이 질환에 대해서는 아직 원인뿐만 아니라 발생과정에 대해서도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과다한 음주, 부신피질호르몬(스테로이드)의 사용, 잠수병 등 여러 가지 위험인자가 알려져 있다. 특히 음주가 원인 인자로 많이 꼽히는데 이 질환을 지닌 남녀 비율이 3 대 1인 것도 음주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대퇴골두를 지탱하는 대퇴 경부의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 등의 외상에 의해서도 대퇴골두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손상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 증세가 거의 없다. 대표적으로 걸으면 통증을 느끼다가, 쉬면 통증이 사라지는 증세 정도가 꼽히는데 이 정도면 이미 괴사가 발생한 후 상당기간이 지난 상태다. 통증 부위가 허리 질환과 유사해 대부분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아 고관절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질환이 계속 진행되어 대퇴골두의 함몰이 커지면 고관절 운동범위가 줄어들어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기조차 어려워지게 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다리길이가 짧아져 많이 절뚝거리게 된다.

현재까지 가장 정확한 검사방법은 자기공명영상(MRI)이다. MRI는 방사선으로 보이기 훨씬 이전인 초기 단계에서의 이상 소견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치료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재생술인데 환자의 나이가 젊고 골두가 함몰되기 전이면 시도해 볼 수 있는 치료법이다. 중심감압술이 대표적인 재생술 치료법이며 대퇴골두에 드릴을 이용해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 뼈의 압력을 줄이고, 새로운 혈관을 생성시키는 수술이다. 또 한 가지는 절골술이다. 괴사된 대퇴골두를 잘라내고 건강한 대퇴골두 부위가 체중을 받도록 하는 수술이다. 절골술은 고관절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인공관절 수술이 개발되기 이전에 많이 시행되던 수술이었다. 특히 젊은 환자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늦춰주는 수술로 시행된다.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치료법은 인공관절 수술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현재로서는 가장 결과가 확실해 많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어느 정도 나이가 든 환자(50∼60세 이후)의 경우 통증이 심각하다면 앞의 재생술이나 절골술의 시도 없이 곧바로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괴사 부위가 큰 경우에는 나이에 관계없이 인공관절 수술의 대상이 된다.

한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외에도 고관절에는 여러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 고관절염도 그중 하나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관절의 노화, 충격으로 인한 외상, 반복적이고 무리한 자세 등에 의해 발생한다.

과체중, 상체비만 등도 원인 인자들이다. 얼마 전 레이디 가가의 공연 일정을 취소케 한 것도 고관절 질환 때문이었다. ‘관절와순 파열’이 바로 그것으로 관절 주변의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 연골조직이 갑작스러운 충격 등으로 파열돼 염증이 발생하고 물이 차면서 활액막염 등으로 발전하게 된 경우다.

＜도움말 = 윤윤성 수지서울정형외과 원장＞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