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 운동하자>박원순 시장 “BMW 못 타니 체중 늘어… ”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아 운동하자’ 퍼포먼스에 참가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희망’ 지수를 올리고 있다. 김호웅 기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원순(맨 오른쪽) 서울시장이 지난 4월 28일 열린 2013 서울시민생활체육대회 개막식에서 단체줄넘기를 하고 있다. 오른쪽 두 번째는 김명수 시의회 의장, 세 번째는 양회종 시생활체육회 회장.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2013 서울시민생활체육대회…Bus·Metro·Walking=버스·지하철·걷기

“제가 오늘 특별한 피자를 준비했습니다. 어깨 피자, 가슴 피자, 허리 피자입니다. 맛있죠∼.”

2013 서울시민생활체육대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격려사를 통해 한 말이다. 박 시장은 또 격려사 말미에 오른손 주먹을 치켜들며 “여러분 운동합시다!”라고 외쳤다.

지난 4월 28일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종합운동장 내주경기장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25개 자치구에서 3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생활체육 축제를 펼쳤다.

이날 개막식을 갖고 시작된 이 대회는 올림픽체조경기장, 신월야구장, 목동테니스장, 동대문구체육관 등에서 오는 19일까지 이어진다. 축구, 야구, 테니스, 배드민턴, 족구, 탁구, 댄스스포츠 등 19개 종목 동호인들이 모여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개막식에서는 서울시가 시생활체육회,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와 함께 야심 차게 전개하고 있는 ‘서울아 운동하자’ 캠페인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참가자들이 “서울아 운동하자”라고 외치며 시작된 이 퍼포먼스는 박 시장과 양회종 시생활체육회 회장, 김명수 시의회 의장, 서상기 국민생활체육회장 등이 4대의 자전거 바퀴에 연결된 발전기로 전기를 일으켜 건강·행복·사랑·희망 지수를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희망’ 지수를 맡은 박 시장은 초반부터 힘차게 페달을 밟아 가장 먼저 전광판에 설치된 전구를 모두 밝혔다.

박 시장은 25개 자치구 응원단석을 일일이 돌며 참가 시민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강변 정수장, 하천부지 등에 생활체육 공간을 만들 계획인데 여러분 어떻습니까?”라고 물었고, 시민들은 큰 소리로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행사를 마치고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서울아 운동하자 캠페인을 진행하며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둘 생각이냐’고 묻자 그는 “이 캠페인은 시가 뭘 어떻게 하기보다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물론 시에서는 예산을 투입해 다양한 체육시설을 만들 거다. 또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체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생활체육은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준다. 나도 평소 등산과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데 요즘은 바빠서 못하고 있다”며 “시에 ‘체육국’이나 ‘스포츠국’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중앙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활체육은 ‘예방행정’의 대표적인 예”라며 “건강할 때 미리 몸을 단련하면 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평소 어떤 운동을 즐기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내가 서울시장이 되기 전에는 BMW를 타고 다녔다”고 답했다. 의아한 표정을 짓자 바로 “버스(Bus), 지하철(Metro), 걷기(Walking)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게 상당히 효과가 크더라. 전에는 날씬했는데 시장 되고 난 후 운동을 못해 살이 많이 쪘다. 앞으로는 열심히 운동하겠다”며 “운동이란 게 ‘시간 나면 해야지’ 하면 절대 못 한다. 저절로 시간 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억지로 시간을 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박 시장에게 ‘직접 생활체육을 체험한 후 몸의 변화를 시민들에게 알리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잠깐 생각하더니 “좋은 아이디어다. 시장 업무를 하며 틈나는 대로 걷고, 산에도 자주 가며 시민들에게 몸무게와 체지방률의 변화 등 생활체육의 효과를 알리겠다. 그런데 변화되기 전의 수치는 비밀로 해 달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이날 개막식 후 무지개줄다리기, 여성단체줄넘기, 남성단체공굴리기, 20인21각달리기, 박터트리기 등 5개 종목의 시민 참여 경기가 열렸다.

여성단체줄넘기 종목에 용산구 대표로 참가한 조민수(여·45) 씨는 “젊었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요즘은 구 여성축구팀에서 열심히 공을 차고 있다”며 “운동을 하면 생활에 활력이 생긴다. 또 숙면을 취할 수 있어 항상 몸이 개운하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조 씨는 “요즘 골프와 수영에 빠져 있는데 앞으로는 윈드서핑, 고공낙하 등 익스트림 스포츠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작구 대표로 20인21각달리기에 참여한 정하나(32)·서하니(여·28) 부부도 생활체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혼 5년차로 5세 아들을 둔 이 부부는 “주말이면 온 가족이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긴다. 운동을 한 후 잔병치레가 없어졌다”며 “화목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생활체육은 필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