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대 순국경찰 유족 “좌파정권 10년간 왜곡”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아물지 않은 아픔 3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경찰청 동백광장에서 열린 제24주기 동의대 사건 순국경찰관 추도식 및 순국경찰관 7명 흉상(부조) 제막식에서 고 정영환 경사의 형이 흉상을 어루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부산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참 오래 걸렸네요.… 24년이나. 이제 차가운 땅속에 있는 경찰관들이 제대로 눈을 감을 수 있을지….”

‘5·3 동의대 사건’ 순국경찰관 7명에 대한 보상에 이어 3일 추도식과 흉상제막식이 이뤄지면서 24년 만에 사실상 경찰관들은 명예회복을 이뤘다. 이날 24주기 추도식에 참가한 유족대표 정유환(고 정영환 경사 형·55) 씨는 “늦었지만 명예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준 정부와 경찰 당국, 그리고 이인기 전 의원 등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린다”며 감개무량해했다.

그러나 정 씨는 “100% 명예회복은 아니고 아직 과제가 많다”며 “좌파정권 10년 동안 잘못 만들어져 고착된 민주화운동 보상법과 시행령을 앞으로도 고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으로 인정받아야 할 사람은 받지 못하고 허위, 거짓 민주화운동가들이 거꾸로 보상을 받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런 법 집행은 받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의대 사건은 지난 1989년 5월 3일 경찰이 동의대 중앙도서관에 잡혀 있던 경찰관 5명을 구출하기 위해 농성 중이던 학생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경찰관과 전투경찰 등 7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46명이 징역 2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았지만 최고 형량 4∼5년 이내로 감형돼 대부분 풀려났다.

그러나 순국 경찰관들은 철저히 소외돼 왔다. 오히려 2002년 4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과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위자 46명은 민주화운동가로 인정받았다. 이후 이인기·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은 경찰관들의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해 관련 법안을 만들려고 했지만 진행이 거의 되지 않았다. 이런 과정에서 전 전 의원이 “학생들의 민주화운동 인정은 잘못됐다”고 주장하다 민주화운동가족협의회의 한 여성 대표로부터 국회에서 테러를 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이 전 의원 등이 2009년에야 ‘동의대 사건 등 희생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발의하고 당시 행정안전부의 협조를 얻어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3년이 지난 지난해 2월 22일 국회를 통과했고 8월 23일에 시행됐다. 이 과정에서 부산경찰청은 직원들의 모금운동을 통해 경찰관 유족들을 돕다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2009년 10월 부산경찰청 앞 동백광장에 추모공간을 만들고 추모비를 건립했다.

그러나 정 씨는 “동생 영환이는 26세의 나이로 경찰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돼 숨졌다”며 “동생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좌파 정권 10년 동안 각종 민주화운동 등의 왜곡된 법 집행에 대한 재검증 작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