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성수첩·인재뱅크 추진 “경제성장 핵심은 여성인력”

경제 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여성 인력 활성화를 제시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의 사회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모리 마사코(森雅子) 저출산 담당상은 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인터뷰에서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출산·육아 휴직 중인 여성의 업무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알선하는 ‘인재뱅크’를 2014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 근로자의 휴직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자녀가 있는 여성들의 재취업을 촉진해 여성 인력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재뱅크를 통해 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모리 저출산 담당상은 “인재 뱅크에 등록된 여성 인력이 자녀를 키우는 여성들의 대체 요원으로 일하게 되면 여성들이 (일터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젊은 여성들에게 결혼과 출산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여성수첩’을 만들어 배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 산하 ‘저출산 위기 돌파 태스크포스(TF)’는 7일 회의를 통해 ‘생명과 여성의 수첩’이라는 이름의 정보 책자의 제작 필요성을 정부에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 TF는 “임신과 출산 적령기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지적을 반영해 이같은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중학생, 고등학생, 성인 등 연령별로 맞춤형 수첩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배부할 방침이다. 출산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남성용 수첩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임신과 출산을 선택하는 문제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여론도 일고 있다.

내각부는 “개인의 생활방식에 개입하는 형태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각자 (원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경제 성장전략 기자회견에서 여성 인력 활용을 첫 번째 키워드로 꼽고 보육시설 확충, 육아휴직 기간 연장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육시설 수용 아동 수를 2년내 20만 명, 5년내 40만 명으로 늘려 보육원 대기자를 줄이고, 현행법상 최장 1년 6개월인 육아휴직 기간을 3년으로 늘려 일하는 엄마들을 돕겠다는 것이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