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신종전염병 대비 필수 의약품 보완해야”

필수의약품을 국가가 의무적으로 비축하도록 하는 비상대비자원관리법 수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자 제약업계와 전문가들은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수시로 창궐하는 전염병에 대비해 필수의약품 리스트를 주기적으로 보완하고 정기적인 훈련을 통해 공급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차태선 한국제약협회 의약품정책팀장은 2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필수의약품은 비상시 신속하게 공급되어야 하는 것들이어서 의무적으로 충분히 비축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법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제약사들에 집중됐던 비용부담이 줄어들면서 각 사별로 충분히 필수의약품을 비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반겼다.

신종 인플루엔자 범부처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김우주(의학) 고려대 교수는 이번 법안에 대해 “의약안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높이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법안 개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염병의 경우 한동안 존재하던 것이 없어지기도 하고, 새롭게 출현하기도 하기 때문에 현재 국내 80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지정돼 있는 필수의약품 리스트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필수의약품 리스트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법안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비상시를 가정한 정기적인 훈련을 통해 원활한 공급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정안을 대표발의한 김한표 의원은 “북한의 전쟁위협이 계속되고 신종 전염병들이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필수의약품을 충분히 비축하는 것이 건강주권 수호를 위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우선 국공립병원과 보건소가 필수의약품을 충분히 보유할 수 있도록 법안의 실효성 담보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전행정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30일까지 합동으로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전시 필수의약품 동원체계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