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MB 4대강’>‘현대·대우·삼성 겨누는’ 檢

이명박정부의 최대 토목사업인 4대강 사업과 관련, 이 사업에 참여한 16개 건설업체들의 담합 및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삼성물산에 집중되고 있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4대강 사업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16개 건설업체 중에서 현대건설·대우건설·삼성물산 등 3개 업체를 수사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특수3부(부장 박찬호)에서 하고 있으며 나머지 기업들은 금융조세조사부 등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특수1부 검사 3명이 현대건설 등 3개 업체를 하나씩 맡아 수사하고 있으며, 이미 건설사의 임직원들로부터 경쟁입찰을 피하면서 서로 짜고 공구를 배정한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대건설 등 3개 기업을 특수1부에서 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 3개 업체가 담합을 주도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검찰 수사도 해당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그리고 삼성물산 임직원들도 최근 잇따라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경우 특수3부와 형사8부에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검찰 내에서는 조만간 이 사건들도 특수1부에서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이 경우 이번 수사가 단순하게 담합으로 끝나지 않고 두 기업의 비자금 조성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미 현대건설 비자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100여 개의 계좌를 추적해 왔고, 대우건설도 지난해 대구지검 특수부에서 비자금 의혹으로 한 차례 수사를 받아 부사장인 구모(58) 씨와 전 전무 조모(61) 씨 등이 사법처리됐다.

하지만 수사가 끝난 게 아니라 곧 정·관계 로비 쪽으로 2단계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검찰은 이를 위해 임직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의 범위를 현대건설 등 3개 업체의 하청업체 쪽으로 넓히고 있다. 현재 건설업계에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하청업체 쪽에서 불만이 상당히 많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미·김동하 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