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여성 94.5% 우울증상 시달려

난임 여성 10명 가운데 9명이 우울감에 시달리며, 체외수정 등으로 임신에 성공해도 이를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정부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현황과 성과’에 따르면 난임 진단을 받은 가정의 여성 94.5%가 우울 증상을 겪었고, 42%는 매우 심각한 우울 증상을 경험했다.

난임 여성은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 불안, 신경쇠약으로 정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정신적 고통을 받지만 병원을 방문한 비율은 8%에 불과했다.

또, 이들 가운데 96.9%는 체외수정 시술을 받아 임신에 성공하더라도 여전히 유산·사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계속 우울증에 시달렸다.

우리나라의 난임 진단자 수는 19만 명(2011년 기준)으로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7.7%씩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을 도입, 전국 월평균 소득 150% 이하의 가구에 인공수정(1회당 최고 50만 원) 3회와 체외수정(1회당 150만 원) 4회에 대한 시술비를 지원한다.

2011년 한 해 동안 정부가 지원한 인공수정은 총 3만1684건, 체외수정은 2만9631건으로, 총 4만1800여 명에 대한 시술비를 지원했다. 그 결과, 11.3%가 임신에 성공했고 1만1346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황나미 보사연 연구위원은 “정부의 시술비 지원 사업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더해 난임 여성의 우울증 등을 완화해줄 사회적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사회적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