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 유호열 교수 “악법 폐해 10∼20년뒤 드러날 것”

“포퓰리즘식 입법 폐해는 당대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경제민주화 법안처럼 포퓰리즘적 악법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정치학회장인 유호열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고려대 교수)는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포퓰리즘적 입법의 부작용은 길면 10∼20년 이후 나타날 텐데 여야 구분 없이 당장 주목을 끌기 위해 입법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날 국회 앞에서 ‘포퓰리즘 경제악법 입법 중단을 촉구하는 교수·대학생 선언’을 발표한 뒤 6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날 때까지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유 대표는 1인 시위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유 대표는 “그동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통해 국가 발전을 이뤄왔던 집권 여당까지도 포퓰리즘적 입법에 동조하고 있는 마당에 중장기적인 발전을 걱정하는 지식인이나 대학교수들이 나서지 않으면 누구도 이 같은 폐해를 말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1인 시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정치·사회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 금지나 순환출자 금지 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대해 “당대 폐해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유혹받기 쉬운 법안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각종 토론회에서도 최근 논의되는 소위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경제 발전 활력을 소진시킨다는 결론이 도출되고 있다”면서 “국회가 민심을 제대로 대변할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시류만 좇고, 적당히 타협해 선거만 의식하는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계열사 내부거래 규제나 순환출자 금지를 한다고 하면 국민들은 그동안 기업이나 재벌, 총수 등이 잘못했으니까 규제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현재의 규제만으로도 재벌이나 총수들이 전횡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경제민주화 입법 저지 운동에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은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접근 탓에 자신들의 미래를 손상당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