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도 정부 보조금?… 미안하지만 개인은 제외

“요즘 전기자동차 개인 구매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문의하는 전화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입니다. 개인 구매자 지원 문제는 아직 뚜렷한 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태인데도 말이죠. 자동차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들먹이면서 고가의 전기차를 당장 싼 가격에 살 수 있을 것처럼 홍보하는 게 문제 입니다.”(환경부 관계자)

최근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힌 자동차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강조하며 저렴한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개인 구매자는 아직까지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구매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 또는 카셰어링 업체와 같은 관련 민간기업에만 지급되고 있다. 개인 구매자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협의를 거쳐 정부의 승인을 받은 제주도(160명)에 한해서만 시범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밖에 개인 구매자에 대해선 민간 전기차 보급이 전면 실시되는 오는 2015년부터 저탄소 협력금 명목으로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당장 올 하반기와 내년에 출시되는 전기차를 개인이 구매하려면 제값을 모두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결정된 건 보조금 지급 시기 정도”라며 “저탄소 협력금 제도 설계가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급 대상이나 지원 규모에 대해선 아직까지 얘기가 나온 게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자동차업체들은 ‘싼 가격을’ 홍보하는 데 여념이 없다. 최근 전기차 사전판매 계획을 밝힌 르노삼성자동차도 제주도의 예를 들며 4500만 원대의 차를 1900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개인 구매자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 문제는 아직 검토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