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수 장기기증자 15명뿐… 인센티브 도입해야

정부의 장기(臟器)기증자 사후 관리 부실 등으로 전체 장기 기증자 중 순수 기증자 비율이 채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혈연이나 친구 등의 관계가 아닌 순수 타인에게 장기를 기증한 기증자는 15명에 그쳐 같은 기간 전체 장기기증자(1937명)의 0.8%를 차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해 신장 기증을 결심했던 김모(31) 씨는 장기기증 경험자의 이야기를 듣고 진료비 지원 등 정부의 장기기증자 사후 관리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기증 의사를 철회했다. 그는 “장기기증에 특별한 보상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후유증 등에 대해 정부에서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아 불안했다”며 “스스로를 희생해 큰 수술을 하는데 최소한의 가시적인 보호 정책이 있어야 기증자들이 편안하게 수술대에 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다양한 장기기증자 관련 정책을 통해 최근 5년간 신장 기증자 중 순수 기증자 비율이 전체 기증자의 30%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장기이식관리센터(UNOS)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장 기증자 5617명 중 혈연이나 친구 관계가 아닌 순수 기증자가 37.4%(2103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각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사후 장기기증에 중점을 두는 한국과 달리 사후는 물론 생존 시 장기기증을 장려하기 위해 장기기증자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각종 지원을 하고 있어 순수 기증자 비중이 해마다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교수는 “순수 기증자에 대한 철저한 사후 관리 등이 부족해 장기 나눔 문화 확산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사회적 동의를 통해 장기기증자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밝혔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