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정원 해체’ 안 간첩에 날개다는 격”

여야가 정기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에 본격 착수했지만 국가정보원 개혁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이 국정원의 국내파트 해체 수준의 개혁안을 제시한 데 대해 새누리당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야당의 국정원 개혁안에 대해 “종북세력과 간첩들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주자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 민주당 일각에서 국정원 개혁 특별위원회를 정기국회의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있고, 새누리당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다뤄도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정기국회 협상 타결 시점은 이번주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윤상현 새누리당·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정기국회 정상화를 협의하기 위해 비공개로 만났다. 그러나 협상 조기 타결에는 양측 모두 비관적이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국정원 개혁 특위를 정기국회 협상 선결조건으로 요구하면 절대 합의가 안 된다”며 “다음 주가 본격 등원이라 이번 주까지는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도 “아직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없다”며 금명간 정기국회 일정이 합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로(0)”라고 단언했다.

민주당이 24일 내놓은 국정원 개혁안은 여야의 입장을 더욱 극명하게 갈라놓았다. 민주당은 ▲대공수사권을 포함한 모든 수사권을 검·경찰에 이관 ▲국내정보 수집기능 폐지(통일해외정보원으로 개칭) ▲예산 등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국무총리 소속기관으로 전환 등 국정원 7대 개혁 과제를 내놨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민주당이 ‘국정원 해체안’을 들고 나온 것은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 수호 의무가 있는 제1야당이 북한 활동을 이롭게 하는 안을 소위 개혁안이라 들고 나왔으니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종북·내란음모 세력이 국가 제도를 만들고 가장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국회에 진출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민주당이 이제는 아예 대놓고 그들의 이적활동을 돕는 국정원 해체안을 들고 나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정원의 대북 활동 능력을 강화하지는 못할망정 국정원을 사실상 해체하자는 주장을 제1 야당이 한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도 “국정원 국내파트를 해체했을 경우 좋아하는 사람은 종북세력과 김정은”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국정원법 개혁추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문병호 의원은 “차제에 정보기관에서 수사권을 분리해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추고 권력기관 정상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화종·김만용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