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어르신 모두에 지급못해 죄송”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호소’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지급 축소 방침에 대해 사과 내용을 담은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기초노령연금 등 대선 복지 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해 “(지난해 대선 때 공약한 것과 달리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 모두에게 (기초노령연금 2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겨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국무회의 발언이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이는 박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공약이 후퇴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은 “명백한 공약 파기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14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 보고받고 “(정부 예산안에는) 세입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우선적으로 재원을 배정해 경제를 살려야 하는 절박함을 담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당초 금년도 세입 예산이 과다 편성된 결과 올해 세입이 당초 예상보다 20조 원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라며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공약 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하지만 이것이 결국 공약의 포기는 아니다”고 못박았다. 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인 공약은 지켜야 한다는 저의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며 “비록 지금 어려운 재정 여건 때문에 약속한 내용과 일정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들도 임기 내에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재정 부담을 우려, 복지 공약의 원점 재검토 주장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그것은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면서 “기초노령연금을 포함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복지제도는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강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기초노령연금 최종안은 ‘내년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기준 상위 30%를 제외한 나머지 70%에게 매달 10만∼20만 원의 기초노령연금을 차등지급한다’는 것으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월 20만 원을 지급한다’는 대선 공약에 비해 후퇴한 것이다.

오남석·민병기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