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재개 ‘초읽기’… 긴박한 밀양

경남 밀양 765㎸ 송전탑 건설 공사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전력공사와 밀양시, 경찰은 공사 재개를 위해 막판 점검에 나서 밀양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한전은 공사 재개 시 밀양 주민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환익 한전 사장은 “10월 초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할 생각이지만 정확한 시기는 최종 조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공사 재개를 더 늦출 수 없는 시점”이라며 “내년 여름철 신고리 원전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밀양 송전탑 공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성한 경찰청장도 이날 오전 밀양경찰서를 방문해 한전의 송전선로 공사 재개 시 경비 전력 배치 등 대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이어 밀양시 단장면 송전탑 건설현장을 둘러봤다. 이 청장의 방문은 한전의 송전선로 공사 재개 때 공권력 투입 등을 사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한전이나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시설 보호 요청이 들어오면 34개 중대 3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반대주민들은 공사를 막기 위해 움막에 구덩이를 파고 온몸으로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들은 유사시 쇠사슬, 밧줄, 허리띠 등으로 서로 몸을 묶은 채 구덩이에 들어가 저항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밀양 765㎸ 송전탑 건설 반대대책위원회는 이날 경남도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이 밀양 송전탑 경과지 전체 30개 마을 중 15개 마을과 보상안에 합의했다는 것에 대해 실태 조사 결과 날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지난 11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밀양 방문 이후 공표된 ‘주민 보상안’에 대해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해 주민과 자녀, 토지소유자 등 29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보상안 합의문은 법적인 절차를 공식적으로 밟아서 진행한 것인데 날조했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지법 밀양지원 민사부는 오는 30일 한전 측이 반대주민 26명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사건 2차 심리를 진행한다. 재판부는 양측의 이견이 없으면 이날 심리를 마무리하고 결정문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 결정문은 통상 심리가 끝난 후 1주일 이내에 나오기 때문에 10월 7일 전후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에 따라 공사 재개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밀양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