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살인사건’ 차남 부인 “결백” 자살

인천 모자(母子) 실종사건 피의자인 차남과 함께 경찰 조사를 받던 차남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6일 인천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인천 남동구 논현동 자택에서 차남 정모(29) 씨의 부인 김모(29) 씨가 현관문 손잡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남부경찰서에 나와 피의자 조사받을 예정이었다. 경찰은 이날 김 씨가 출석 요구 시각이 됐는데도 나타나지 않자 119 구급대와 함께 김 씨의 자택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으나 김 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김 씨는 최근 사체유기 방조 등의 혐의로 이미 존속살해 및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남편과 함께 수사 선상에 올랐었다. 경찰은 정 씨의 범행 준비 단계부터 김 씨가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그동안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던 김 씨를 지난 25일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해왔다.

김 씨는 이와 관련, 유서에 “전 결백합니다. 남편이 진실을 이야기하고 자백을 하게 하기 위해 전 한 달간 설득했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씨는 또 자살하기 전에도 “남편과 함께 지난달 14∼15일 강원 정선과 경북 울진에 동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신을 유기하는지 몰랐고 살해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경찰은 김 씨가 조사를 앞두고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낀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어머니 김 씨와 장남은 지난달 13일 인천에서 실종됐다가 각각 실종 40여 일만인 지난 23일 강원 정선, 24일 경북 울진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인천=이상원 기자 y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