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태’ 일파만파>‘동양 회사채 불똥’ 他부실기업 옮겨붙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동양그룹 사태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올해 남은 3개월간 BBB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 만기도래액이 1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동양그룹 사태 여파가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부실 기업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10월부터 12월까지 남은 3개월 동안 BBB등급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10월 5000억 원, 11월과 12월 각각 3000억 원 등 모두 1조1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BB등급은 만기도래액이 없었고, C·D등급은 2000억 원으로 모두 1조3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시장에서 BB+ 이하는 투자부적격(투기등급) 등급으로 분류되며, 최근에는 회사채 양극화로 인해 A등급도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A등급 회사채의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만기도래액은 2조7000억 원에 달하며, 최우량 AAA등급과 AA등급은 각각 3조5000억 원, 2조6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BBB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들이 만기에 제때 상환되지 않을 경우 부실 기업들이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조선·해운·항공운수 등 경기민감업종과 재무구조 개선 대상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 10월 중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월 평균 대비 34%나 많은 4조9000억 원으로, 회사채 시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2014년과 2015년에도 전체 회사채 만기도래액이 각각 47조7000억 원, 43조1000억 원으로 집중된 가운데 BBB등급 이하 회사채는 각각 3조2000억 원, 2조 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이 A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와 나머지 비우량 회사채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동양 사태로 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부실 그룹들의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금융상품인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자금을 ‘전자’ 방식으로 발행해 유통하는 금융상품)의 올해 남은 3개월간 전체 등급 만기도래금액은 각각 19조5431억 원, 7조68억 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9월 30일 기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동양그룹 5개사의 미상환 CP와 회사채, 전자단기사채 잔액은 모두 2조1420억 원으로 집계됐다.

동양그룹 회사채 등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자단기사채가 13.8%로 가장 높았고, CP 6.1%, 회사채 0.7% 등으로 나타났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