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캐머런 제품에 ‘親日 상혼’… 불매운동 번지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퍼터명장’ 스코티 캐머런이 최근 일본을 방문해 문제가 된 욱일기 문양이 들어간 골프백에 사인을 하고 있다. 인터넷 화면 캡처

세계 최대 골프용품사인 타이틀리스트사에서 생산하는 퍼터 브랜드인 스코티 캐머런 일부 제품에 욱일승천기(욱일기)가 새겨져 제작·판매되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아베 신조 총리 내각이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공식화하려 하고, 이에 대해 국내에선 욱일기 문양 등의 사용을 처벌하는 법안이 추진되며 양국 간 ‘욱일기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 같은 일이 불거져 반발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타이틀리스트는 한국 기업인 휠라코리아가 모기업이어서 국민 정서상 불매운동 등도 예상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는 일단 욱일기가 들어간 제품은 타이틀리스트와 별개로 스코티 캐머런이 만든 제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영국 타이틀리스트코리아 사장은 16일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일본의 스코티 캐머런 퍼터 동호회원들의 소행일 수도 있다”며 “타이틀리스트와는 별개로 일본에서 욱일기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골프백에는 스코티 캐머런 로고와 타이틀리스트 로고가 함께 새겨져 있어 타이틀리스트 측의 사전 허락이나 묵인하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의 일부 고객들은 인터넷에서 욱일기를 넣은 골프백 등이 판매되는 사실을 발견하고 타이틀리스트코리아 측에 항의하며 즉각 판매 중지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16일 현재까지 이베이 사이트에서는 버젓이 이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욱일기가 스포츠계에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일본 체조선수들이 유니폼에 욱일기 문양을 새겨 물의를 빚었다.

또 지난 3월 종합격투기 UFC에서 캐나다 출신 조르주 생 피에르가 스폰서 회사의 도복에 욱일기를 새겨 넣어 출전했다가 한국의 정찬성이 항의하자 사과했고 유니폼 제작사도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회에서는 지난 9월 29일 손원춘(새누리당) 의원 발의로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옷이나 휘장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이에 대해 욱일기 제품 판매 사실을 항의했던 한 누리꾼은 “세계적인 유명 선수들이 사용하는 세계 최고의 용품사에서 욱일기를 사용한 제품이 유통되는 것을 몰랐다는 게 오히려 놀랍다”면서 “누가 왜 만들었는지보다는 욱일기를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타이틀리스트사는 조속히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 중지와 회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민 정서상 타이틀리스트에 대한 불매운동도 펼쳐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타이틀리스트는 국내에서도 유명 프로들을 중심으로 골프볼과 장갑, 클럽, 의류 등 수입골프용품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로 지난해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