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의 ‘역설’>外投기업엔 7년간 세금 감면 국내업계는 제외 ‘불만 고조’

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 기업이 받는 혜택을 국내 기업이 받지 못하면서 제기됐던 역차별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경제자유구역 내 역차별 해소를 위해 국내 기업에도 외국 기업과 같은 조세감면을 추진했지만 ‘없었던 일’이 되면서 국내 산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가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하는 외국 기업에 법인세를 감면해 주는 혜택을 국내 기업에도 적용하려던 계획이 전면 재고됐다.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에만 최대 7년간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제도를 국내 기업에도 적용하기 위해 지난 7월 법 개정을 추진했었다. 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입주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입법예고한 경제자유구역특별법 개정안에 해당 내용은 제외됐다.

김성진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세수 감소 때문에 기획재정부가 반대해 정부 전체적으로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수는 있지만 지금 다시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입지 규제로 인해 공장 신·증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은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외국 기업에 각종 혜택을 주고 있지만 구역 내 외국 기업의 유치실적은 바닥 수준이기 때문이다.

침체돼 있는 경제자유구역에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져야 외국 기업들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산업계 분석이지만 이 같은 역차별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환 안정성 측면에서 국가 정책상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당분간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