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공소장 변경’ 파장>조영곤·윤석열 국감서 ‘진실게임’… 檢 ‘진흙탕 싸움’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에서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21일 “트위터 수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7일 검찰 수사 지휘라인에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 및 압수수색 등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지청으로 복귀한 윤 지청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직접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피감기관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윤 지청장은 이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국정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문제를 발견하고 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느냐’는 질의에 “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은 “보고절차에 흠결이 있었다”며 “윤 지청장과의 대화는 우리 집에서 한 사적대화일 뿐이다”고 반박했다. 윤 지청장은 그러나 ‘명명백백하게 상부의 부당한 조치라 생각하는가’ ‘좌파 검사라는 말이 억울한가’ 등의 이어지는 질문에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지청장은 이날 오전 9시 58분 국감 시작 2분 전에 서울고검 14층 대회의실에 들어섰다.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윤 지청장은 다른 지청장들과 인사를 나누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무표정으로 국감 시작을 기다렸다.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여야 의원들은 윤 지청장의 업무 배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조 지검장에 대한 질의에서 “특별수사팀은 SNS 선거개입을 수사했고 윤 지청장은 이를 보고했다고 하는데 중앙지검장은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본질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인데 본질을 버리고 내부 절차 문제 등을 이유로 윤 지청장을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 지검장이 “진상 조사가 진행되면 밝히겠다”고 말하자 같은 당 이춘석 의원은 “진상조사를 이유로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위반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진실되게 답변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은 “서울 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이고 윤 지청장은 여주지청장 자격”이라며 “수사에 관여한 사람이 수사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국감장에서 얘기한다는 그런 전례를 만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 지청장은 국감 시작 후에는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거나 수초간 눈을 감고 있기도 했다. 윤 지청장은 이날 오전까지 국감 출석에 신중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지청장은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을 찾은 문화일보 기자가 국감 출석 여부 등을 묻자 “돌아가 달라.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더 이상 응답하지 않았다.

윤 지청장은 이날 출석 여부를 고심하며 수사팀과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윤 지청장이 오늘 오전에도 실시간으로 박형철 공공형사부장 등 특별수사팀 검사들과 연락을 취해온 것으로 안다”며 “중대한 사안인 만큼 수사팀 의견을 두루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하·김대종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