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2주년 특집-기업이 도시를 바꾼다>현지 사회적 기업 조건없이 지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새하얀크린세탁’에서 할머니들이 빨랫감을 정리하고 있다. 아산 = 정하종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단순히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기업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한 건 아니다. 사업장인 아산·탕정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잘살아 보려는 ‘공생발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현지의 사회적기업 3곳을 아무 조건 없이 지원해 ‘더불어 사는 기업’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31일 아산 사업장 바로 옆에 있는 농로를 따라 5분쯤 들어가자 ‘새하얀크린세탁’이란 간판을 단 가건물이 나타났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어른 키보다도 큰 100㎏짜리 대형 세탁기 2대와 건조기 3대가 빨랫감을 잔뜩 안에 머금은 채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유니폼을 입은 할머니들이 부지런히 손을 놀리며 쏟아져 나온 빨래를 정리하고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직원 운동시설 3곳과 병원에서 나오는 체육복과 수건, 침대 시트 등 하루 1500㎏의 세탁물이 처리된다고 한다.

이 빨래방 사회적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와 보건복지부 노인인력개발원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고령친화기업이다.

할머니 20여 명은 주 평균 15시간 근무하고 월 40만 원의 급여를 받아 간다. 사회복지법인 한국지역사회복리회의 남기백(60) 회장은 “시골이라 생활비가 얼마 안 들기 때문에 저소득층 노인들의 살림에 상당히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빨래방 이웃에는 청정콩나물 재배 사회적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역시 저소득 노인 12명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의 아침식사가 오전 6시에 제공되기 때문에 오전 3시쯤 출근하는 고된 일이라고 한다. 노인들의 체력을 감안해 사흘 일하고 1주일 쉰 뒤 다시 출근하는 3교대로 돌아가고 있다.

빨래방처럼 사업장과 기숙사에 납품해 월 85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양대 사회적기업은 정부와 삼성의 지원 아래 지역 노인들에게 일하면서 돈 버는 ‘당당한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의 사회적기업 ‘아산나눔가게’는 노인들과 다문화가정 여성 8명이 근무하는 중고물품 거래장소다. 공업용 미싱과 운송차량을 갖추고 기숙사에서 나오는 헌옷을 재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아산 =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