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 20곳 철수 고심

지난 9월 재가동에 들어간 개성공단 입주기업체들 가운데 사업포기를 선택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남북한이 재가동 합의 당시 ‘발전적 정상화’와 관련해 합의한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의 해결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공단 잠정중단 5개월 동안 거래처가 끊겼고, 재가동 이후에도 충분한 주문량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도 현재 뚜렷한 대책은 없으며 공단전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아직까지는 경영상황이 어려운 일부기업의 문제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주장하는 경협보험금 연체 이자율 혜택은 내륙기업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6일 개성공단기업협회 등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업체 3곳이 기업매각 계약을 체결했고, 1곳은 철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토지를 분양받아 놓고 투자시점을 기다리다 사업을 포기한 곳도 7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성공단의 한 입주 기업 대표는 이날 “공장 재가동 이후 제대로 주문을 받지 못해 공장이 완전 정상화될 때까지 버티기 힘든 상황”이며 “2007년 공장 가동 이후 5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해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재가동 이후에도 불안감을 느낀 거래처가 주문을 주지 않고 있어 더 이상의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협보험금을 반환하지 못한 20개 업체도 이달 중순쯤 사업 포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협회 관계자는 “오는 14일이 지나면 연체금리가 6%대로 올라가는데 그 정도를 내며 사업을 강행할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금을 갚지 않으면 사업 포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방승배·박민철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