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인하案’ 처리 불발… 與·野·政 지방소비세 이견

부동산 취득세 영구 인하에 따른 지방재정 보전 대책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 국회에서 예정됐던 지방세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됐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부가가치세 중 지방소비세 비율을 2년에 걸쳐 6%포인트 인상하겠다는 계획인데 비해 민주당은 내년에 6%포인트를 일괄 인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7일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오전에 만나 취득세 인하와 관련한 지방재정 보전 대책을 이틀째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5%인 지방소비세 비율을 내년에 8%로 3%포인트 인상하고 부족분은 예비비로 충당한 후 2015년에 다시 지방소비세 비율을 3%포인트 인상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내년에 6%포인트를 일괄 인상하자고 맞섰다.

이에 따라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취득세를 인하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통과가 무산됐다. 김태환 안행위원장은 “다음 법안 심사 일정은 12월 초로 예정돼 있지만 여야가 합의할 경우 별도 일정을 잡아 지방세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당정이 합의한 대로 취득세를 인하할 경우 지방교육세를 포함해 연간 2조4000억 원 가량의 지방세 수입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방소비세 비율 인상시 지방 간 불균형이 예상돼 일단 3%포인트를 올린 후 부작용을 점검한 후 추가로 인상해야 더 안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또 한꺼번에 인상할 경우 중앙 예산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지방재정 안정을 위해 지방소비세를 한 번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 의장은 “정책은 내년부터 적용되는데 대책은 2년에 걸쳐 하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예비비를 지방재정 보전에 사용하는 것은 예비비 목적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종래에 약속했던 지방소비세율 5%포인트 추가 인상과 지방교부세율 인상, 지방소득세 독립세원화, 영유아 보육사업 국고 보조율 상향조정 등 항구적인 지방재정 확충대책을 마련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상호 불신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부동산 대책 등과 관련해 앞으로 여당의 양보를 얻기 위해 야당이 법안 통과를 일부러 지연시킨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방소비세 비율을 2015년에 추가 인상한다는 계획은 경제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점, 취득세 보전대책이 2015년까지 진행된다면 추가적인 지방재정 확충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조성진·현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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