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 발언‘파문’>수송동성당, 군산시민 항의전화 빗발

지난 22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의 시국미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옹호하는 발언이 나온 것을 두고 시민·대학생 단체들이 잇따라 반박 성명을 내는 등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5일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 도중에 나온 박창신 원로신부의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발언은 가히 충격적이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방한계선(NLL)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하면 북한이 공격하는 것은 당연하다니, 어린아이도 생각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말”이라고 비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또 “정의구현사제단과 박 원로신부는 연평도 포격도발과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망언을 즉각 철회하고 유가족들과 국군장병 및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자유총연맹도 “이번 발언은 연평도 희생자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정의구현사제단 일부가 북한 독재체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로 일관해온 전력에 주목하고, 하루빨리 이처럼 편향된 태도에서 벗어나 종교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고 밝혔다. 시대정신도 정의구현사제단의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옹호 발언을 두고 “유족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망발”이라고 비판하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로 희생된 50명의 사망자와 그 유족에 대해 엎드려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자유시민총연합, 어버이연합 등 또 다른 보수성향 시민단체들도 이날 중 정의구현사제단을 비판하는 안보강연회를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시국미사가 진행된 전북 군산 지역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군산 고엽제 전우회를 비롯해 군산 안보단체 협의회, 재향군인회는 이날 오후 4시 수송동성당 앞에서 전주교구 사제단의 발언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당에는 시국미사를 비판하는 군산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하루 수백여 통씩 걸려오는 것은 물론 항의 내용의 팩스까지 줄을 잇고 있다. 홈페이지는 이미 접속자 폭주로 다운된 상태다.

하지만 일부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는 대결과 군사훈련 악순환을 끊자고 호소한 것”으로 평가하고 “일부에서 과잉 반응하고 종북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군산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