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멈출 판에 당리당략에만 빠져… 정쟁 중단하고 예산안 심사 착수하라”

국회가 헌법이 정한 예산안 처리 시한을 넘긴 것에 대해 시민단체가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여야가 즉각 정쟁을 중단하고 상임위원회별로 예산안 심사에 착수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쪽지예산이나 밀실예산 비판이 있어 왔던 만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 회의 상황을 공개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시가 급한 예산안 심의가 민주당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등 여야 정쟁 때문에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예산안 심사는 정당들이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할 대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바른사회는 “지난해 나라살림을 꼼꼼히 따져 올해 예산에 반영해야 할 결산심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헌법에서 정한 예산안의 법정 처리기일도 2002년 이후 11년 연속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칫 지난해처럼 예산안이 해를 넘겨 처리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예산안 심사는 국회의 권한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바른사회는 “지금부터 밤을 새워서라도 국민의 세금이 잘못 쓰이지 않도록 예산안을 살펴봐야 할 여야가 상임위마다 파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며 “매년 지적되는 밀실심사와 쪽지예산 문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바른사회는 “그동안 비공개한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회의를 반드시 국민에게 공개해 투명한 예산안 심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사업 타당성이 낮은 사업들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불필요한 예산 낭비가 없도록 국회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정치권이 당리당략에만 빠져 국가가 멈춰도 그만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다소 늦더라도 제대로 심의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지역구나 지지세력을 위해 해당 예산을 더 넣어야 통과시키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예산안 심의가 늦어지면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표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헌법기관인 만큼 법을 준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바른사회는 입법기관인 국회가 헌법이 정한 예산안 처리 시한을 넘겨 위법행위를 한 점을 지적하며, 법을 무시하는 국회의원들을 풍자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