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F-X 3차 사업>구형F-4보다 못한 기동성… 비싼 값 지불 ‘굼뜬 스텔스’

한국이 개발 검증되지 않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40대를 구매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군 관계자들은 “F-35 도입 결정으로 한국이 얻은 것은 ‘10년 뒤 스텔스 성능을 가진 전폭기(공대공 전투보다 공대지 타격 능력을 가진 전투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주변국들에게 알린 정도”라며 실효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F-35는 개발이 끝나지 않아 전력 면에서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항공기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마하 1.6에 그치고, 스텔스 성능을 강조하다 보니 전투기 장착 미사일도 4발만 가능하다. 또 계속되는 성능 결함 발견과 함께 유지비용도 이미 개발된 같은 크기의 전투기보다 월등히 비쌀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한 나라의 항공전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계륵(鷄肋)이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늘어나는 개발 기간=F-35는 성능 면에서 현재 심각한 문제들이 제기되면서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함께 F-35 공동개발국이나 투자국으로 참여한 8개 나라 가운데 캐나다와 덴마크는 주문을 취소했고 영국과 이탈리아, 터키, 호주 등은 주문 대수를 줄이거나 연기했다. 이렇게 F-35 개발 사업에 참여한 나라들이 주문을 취소하거나 줄이고 있는 것은 아직도 그 완성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값이 치솟고 있고, 무엇보다 성능 면에서 전투기 본연의 성능을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 한 대당 7000만 달러 안팎으로 계획됐던 F-35는 이제 3배 가까이 올랐고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아서 어디까지 올라갈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쏟아지는 기체 결함=20년 동안 개발 중인 F-35는 기체와 엔진 균열 발견 때문에 비행을 금지당했는가 하면 2013년에는 조종석에서 연기가 났다는 소식까지 이어졌고, 적어도 2019년까지는 실전배치가 어렵다는 미 회계감사원의 발표까지 나왔다. F-35의 시제기 생산이 100대를 넘어가면서 그에 비례해 문제점들도 더 많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헬멧시현장치(헤드업 디스플레이) 결함 ▲잔류 연료 투하 장치 이상으로 화재 위험 노출 ▲레이더 미작동은 그렇다 쳐도 소프트웨어 개발이 언제 완료될지 모른다는 내용에다 엔진 균열에 조종석 의자의 후면부가 지나치게 크게 설계돼 조종사가 기체 후방을 볼 수 없다는 소식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하향조정되는 성능=록히드마틴은 전자전이 우수하다며 공대공이 가능한 스텔스 전투기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많은 항공 전문가들은 ‘전투기라기보단 전폭기’라고 평가한다. F-35는 작전 반경이 1000㎞로 짧고, 단발 엔진에다 기체마저 무거워서 기동성이 약하다. 스텔스 성능 유지에 집착하다 보니 내부에 장착할 수 있는 무장도 제한적이다.

특히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F-35의 최대 지속 선회 능력이 자신의 몸무게 5배에 해당하는 5G의 중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동성으로, 제공권 장악에 치명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국의 항공 전문 인터넷 신문 ‘플라이트글로벌’은 지난해 1월 30일자로 F-35의 성능을 하향 조정하면서 중력 G리미트가 5.3에서 4.6으로 떨어졌으며, 가속도 역시 하향 조정됐다고 보도했다. 최대 지속 선회 능력이 5G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F-35의 기동성은 현재 한국공군이 보유 중인 구형 F-4나 F-5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능인 셈이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