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나카지마 아쓰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문호들을 초능력자 캐릭터로 등장시키는 만화 ‘문호 스트레이독스’ 1∼3권 표지. 흰 셔츠에 검은 넥타이, 멜빵 차림의 소년이 주인공 나카지마 아쓰시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연애하는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초능력 마피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19∼20세기에 활약한 대문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화들이 일본에서 잇따라 출간돼 인기를 누리고 있다. 6일 아사히(朝日)신문 등에 따르면 연애담, 식사 취향을 다룬 작품부터 작가들이 초능력자로 등장하는 액션물까지 다양한 ‘문호 만화’들이 주목받으면서 거장 작가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 나쓰메 소세키 등의 연애 이야기를 그리는 ‘연애하는 문호’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친숙한 소재로 여성 팬을 거느리고 있는 대표적인 문호 만화다. 탐미주의 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가 자신의 첫 부인이 친구인 서정시인 사토 하루오(佐藤春夫)와 사랑에 빠지자 “아내를 양도하겠다”는 합의문을 써서 신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발표한 이른바 ‘아내 양도 사건’ 등 작가들의 연애와 관련된 실화도 다루고 있다.
‘문호의 식채(食彩)’는 신문기자인 주인공이 하이쿠(俳句) 시인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 소설가 겸 비평가 나가이 가후(永井荷風) 등 6명의 작가와 관련된 음식 이야기를 통해 작가들의 내면을 분석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가장 과감한 작품은 세계적인 작가들을 초능력자 캐릭터로 변신시킨 액션 만화 ‘문호 스트레이독스’다. 고아소년 나카지마 아쓰시(中島敦)를 둘러싸고 다자이 오사무(太宰治)를 필두로 한 초능력 무장 탐정단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등이 속한 마피아가 벌이는 싸움을 그리고 있다.
등장하는 작가들은 모두 대표 작품과 관련된 독특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대표 소설 ‘산월기(山月記)’에서 호랑이로 변하는 남자 이야기를 그렸던 나카지마는 식인 호랑이로 변신하는 능력을, ‘인간실격’의 작가 다자이는 타인의 초능력을 무력화시키는 능력인 ‘인간실격’을, ‘라쇼몽(羅生門)’의 작가 아쿠타가와는 외투를 짐승으로 바꾸는 능력 ‘라쇼몽’을 갖고 있다는 식이다. 히구치 이치요(？口一葉), 요사노 아키코(與謝野晶子) 등 여류 작가들도 미소녀 초능력자로 등장한다.
지난해 12월에 발간된 3권에는 ‘다빈치 코드’로 유명한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이 캐릭터로 등장했다. 브라운 캐릭터는 신작 ‘인페르노’에서 착안한 초능력 ‘미래에 다가올 지옥을 예견하는 시를 읊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담당 편집자는 “실제와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문호의 작품을 전혀 접하지 않았던 젊은 독자들이 (만화를 보고) 대표작을 읽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기쁘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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