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분류기준 ‘애매모호’

현행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공공기관 지정 및 유형분류 기준이 모호한 데다 국제기준에도 맞지 않아 구분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공공기관 지정제도의 문제점과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기타 공공기관의 구분 기준에 대해 직원 정원 외 다른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공공기관 유형 구분의 명확성이 저해되고 있다”며 “구분기준을 시행령으로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공기관을 공기업·준정부기관과 기타 공공기관으로 구분해 지정하되,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직원정원이 50인 이상인 공공기관 중에서 지정한다’고 돼 있다. 50명이 넘지 않은 기관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이 될 수 없지만, 반대로 50명이 넘는 기관이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원이 50명이 넘더라도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경우는 9가지로 구분된다. 공공기관의 자회사이거나 한국투자공사처럼 다른 법률에 의해 책임경영체제가 구축돼 있는 기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에 관여하는 기관, 학술연구·문화진흥기능·정책금융기능 등을 수행하는 기관, 외교·안보 또는 분쟁조정 등 준사법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 정부에 의해 민영화가 예정돼 있는 기관 등이다.

하지만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할 수 있는 범위가 너무 넓어 재정부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재량권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공기업·준정부기관과 기타 공공기관에 대해 직원 정원 기준 외에 재정부가 현재 적용하고 있는 구분 기준을 법령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구분 기준을 국제기준과 일치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