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 187개 全기관도 ‘방만·부실경영’에 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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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그동안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적용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돼 ‘감독 사각지대’에 있었던 187개 기타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방만경영 및 부채관리 중점 대상기관으로 지정된 38개 공공기관(8개 기타 공공기관 포함)을 비롯해 올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304개 전 기관이 정부의 ‘방만경영 관리·감독망’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가 공공기관 관리감독 강화에 나서자 공교롭게도 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도 오는 27일 304개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회의를 열어 공동투쟁을 결의할 예정이어서 304개 공공기관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7일 이석준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2014년도 기타 공공기관 평가 편람안’을 심의·의결했다. 평가 편람은 주무부처가 기타 공공기관의 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평가에 대한 기본 사항을 정한 것으로, 기타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현행 공운법을 보면 기타 공공기관의 경우 대부분 항목에서 공운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통합 공시나 고객 만족도 조사, 공공기관 혁신 등은 공운법에 따라 감독을 받는다. 그러나 이사회 구성이나 기관장 임명, 기관장과 경영계약, 임원 보수 기준, 경영실적 평가 등에서는 전혀 감독을 받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기타 공공기관들의 경영실적도 그리 좋지 못하다. 2012년 기준 기타 공공기관들의 부채는 10조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산하 기타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한 결과, 사업수행과 고객만족 활동, 성과 관리 등 비계량 부문에서 65점의 낙제점을 받기도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기타 공공기관이 공운법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돼 있지만 예산 지침 등을 통해 공운법을 준용토록 하고 있다”며 “해당 기관들이 시장에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부분 등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폭넓은 자율성을 부여해 왔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각 부처가 산하에 있는 기타 공공기관들을 평가할 때 보수나 복리후생제도, 단체협약 등 방만경영과 관련된 사항들을 꼭 점검해야 한다. 재정부는 세부 평가 항목과 배점은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하면서도 방만경영 관련지표(보수·복리후생·노사관리)만은 반드시 평가토록 했다.

특히, 기타 공공기관 중에서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에 포함된 8개 기관들은 9월 말까지 개선 실적을 평가받아야 하고, 올해 기타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기타 공공기관이 아닌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평가 편람’에 의해 평가를 받는다.

재정부 관계자는 “기타 공공기관 평가편람을 각 부처와 공공기관에 하달한 뒤 오는 9월 말 중간평가를 거쳐 내년 1∼6월 중에 2014년도 실적 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