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백화점 매출 첫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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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성장률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에도 ‘나홀로 성장세’를 구가했던 백화점 업계가 이미 ‘완연한 저성장 시대’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국내 42개 점포(아웃렛 10개점 포함)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5650억 원으로 전년(8조6430억 원)보다 0.9%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의 국내 연간 매출이 직전 해보다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의 국내 연간 매출 신장률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에도 2009년 8.7%, 2010년 12.6%, 2011년 10.5% 등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국내 중산층의 탄탄한 소비 여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유럽발 금융위기에 부동산시장 침체·가계부채 문제 등까지 불거진 이후로 2012년 4.1%로 하락하는 등 약세로 돌아섰다.

신세계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이 백화점의 지난해 국내 매출액(광주점 제외)은 4조1530억 원으로 전년보다 0.6% 감소했다. 사상 첫 마이너스다.

백화점 업계의 올 1월 매출 신장률은 설(31일)명절 특수에 힘입어 6∼12%가량의 높은 판매신장세를 기록했으나 기저효과 탓에 2월 매출 신장률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설 특수는 2월 매출에 반영됐고, 그 결과 올 2월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백화점3사는 6일부터 지난해보다 물량을 60%가량 늘린 총 2400억 원어치의 해외 고가브랜드 재고를 일제히 최대 70% 할인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국내도 해외처럼 이제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 것”이라면서 “소비 심리가 조금씩 살아나겠으나 과거처럼 중산층의 소비 심리가 뜨겁게 달아오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비 부진에 의무휴업 규제 여파까지 겪은 대형마트 업계의 지난해 실적은 더 부진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국내매출은 10조780억 원으로 전년보다 1.5% 감소했으며, 롯데마트는 6조460억 원으로 전년보다 0.1% 감소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