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순환출자 유예기간 연장해야”

정부가 최근 신규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한 데 대해 이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2일 ‘순환출자 규제에 대한 개선방안 검토’ 보고서를 통해 “순환출자는 대기업집단이 기존 정부규제에 순응하는 과정에서 양산된 것으로, 순환출자에 대해 규제할 경우 또다시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정거래법은 지난해 12월 3일 국회를 통과했고, 정부는 지난 1월 24일 시행령을 공포했다. 법 시행은 오는 7월 25일부터다.

한경연은 우선 신규순환출자 금지제도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구조조정 차원의 신규순환출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일률적으로 규제할 경우 원활한 기업구조조정에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또 “회사의 권리 실행을 목적으로 하는 출자 전환 등을 한시적으로만 허용하면 채권자 등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려면 신규순환출자에 대한 현재의 유예기간(유형별 6개월∼3년)을 연장하거나, 적용제외 조항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입법 예고된 시행령안에 대해서도 한경연은 “시행령안은 금전신탁이나 명의도용을 규제 회피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선의의 경영 활동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계열사로서는 금융거래상 금전신탁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를 금융기관이 해당 기업집단 계열사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고 제한하면 오히려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