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가제 韓, OECD國중 유일…日, 1996년 폐지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유일하게 이동통신 분야 통신 요금 인가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13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29개국은 이동통신 요금 인가제를 폐지하거나 소매 요금을 규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는 사전 이동통신 요금 규제 없이 사후 규제만을 하거나 도매가격에 국한해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유선 분야에선 우리나라를 포함한 9개 국가에서 요금 인가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통신의 주도권이 유선통신에서 이동통신으로 완전히 넘어가고 유무선 방송통신 결합 상품이 시장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 시점에서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 1996년 요금 인가제를 폐지했는데 요금 인가제 폐지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요금 인가제 폐지 이후 후발 주자인 소프트방크가 다양한 요금 상품을 줄줄이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했고, NTT도코모와 KDDI도 즉각 맞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결국 치열한 경쟁체제가 되면서 통신 요금의 전반적인 하락으로 귀결됐다. KISDI 분석자료에 따르면 1996년 1월 요금 인가제 폐지 전 이동통신 신규 가입비는 6000엔이었으나 요금 인가제가 폐지된 이후인 1997년 3월 3000엔으로 떨어졌다. 또 기본사용료도 6800엔에서 5500엔으로 줄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07년 회원국을 대상으로 “통신 요금 소매 규제는 회원국 규제기관의 도매규제 조치 등이 실패했다고 판단됐을 경우에만 실시하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OECD는 2000년과 2007년 한국 규제개혁심사보고서 정책 권고에서 “한국의 요금 인가제가 원가 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가격 승인 관련 제도를 철폐할 것을 권고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