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아랑곳 않는 고가 수입차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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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도 ‘고급 수입차’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자동차 시장이 주춤했던 지난해 ‘7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고급 수입차의 판매량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KAID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자동차 판매량은 총 2만1632대로 1만2838대를 기록한 2012년 대비 68.5% 증가했다. 1억5000만 원 이상 초고가 수입차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7.4% 상승하며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주요 수입차 브랜드의 7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가격대 모델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BMW ‘5시리즈’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총 1만4867대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으며, 비슷한 가격대의 ‘A6’ 역시 8199대를 판매해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27% 늘었다. 같은 기간 ‘벤츠 E클래스’도 1만3394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판매량이 3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고급 수입차 판매량은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E클래스는 지난 2010년 글로벌 판매량 5위권에 진입, 계속 순위를 유지하다 지난해에는 4위로 한 단계 뛰었다. 5시리즈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A6 역시 2011년 10위권에 진입하기 시작해 2013년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말 디터 제체 벤츠 회장이 방한을 하고, BMW가 아시아 최초의 드라이빙센터 장소로 한국을 택한 것도 이 같은 고급 수입차의 선전과 무관하지 않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수입차업체들이 다양한 모델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소비자들이 고급 수입차를 택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내 고급차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최근 수입차 고객이 크게 늘면서 5000만 원대 차를 타던 사람들이 차별화를 위해 한 단계 위의 모델을 택하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며 “고급 수입차가 워낙 잘 나가다 보니 국내에 생산공장을 세우는 게 어떻겠냐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