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북새통’… 감기·인후통 등 환자 한달새 2배 이상 늘어

미세먼지가 연일 한반도를 가득 뒤덮으면서 감기, 인후통 등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며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의사들은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에게 미세먼지가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27일 수도권 병·의원에 따르면 최근 코, 목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서울 성북구의 고운숨결내과의원에는 최근 한 달 동안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2배 이상 늘었다. 의원 관계자는 “미세먼지로 인해 호흡기 관련 질환자가 노인층은 물론 30∼40대 젊은층에서도 많이 늘었다”며 “환자가 몰리는 오전 시간대에는 한 시간 반 정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한 달째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울시내 안과와 이비인후과도 눈 따끔거림, 목통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평상시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직장에 다니는 양모(여·37) 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방진마스크를 샀는데도 어제 하루종일 눈이 따끔거리고 목이 아파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처 병원에 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형병원에도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 안양시 평촌의 한림대 성심병원은 최근 호흡기 환자 비율이 전년대비 30% 정도 늘었다. 장승훈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 환자들이 주로 많았지만 최근 들어 잡다한 바이러스로 인해 호흡기 질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감기, 독감, 알레르기성 비염, 폐렴, 기관지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악화, 급성폐손상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눈에 들어갈 경우에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구 건조증 등의 안질환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